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전 의원의 탈당으로 뒤숭숭한 바른미래당에서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놓고 다시 내부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이번엔 손 대표 주변을 지켜온 당권파 의원들까지 손 대표에게 돌아선 모습이다.
손 대표는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김관영·주승용 최고위원은 물론, 당권파로 분류되던 사무총장, 사무부총장, 비서실장, 대변인들 일부까지 참석하지 않자 거세게 반발했다. 손 대표는 공개 발언을 통해 “오늘 사무총장, 부총장, 비서실장 등이 출근하지 않았다. 당의 최고 핵심 실무자들이 당권투쟁의 일환으로 출근을 거부한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이어 “총선 준비에 여념이 없어야 할 지금, 정무직 당직자의 근무 태만은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며 “아시다시피 최고위원회의도 한 달 넘게 성원이 되지 않고 있다. 당이 어려울수록 힘을 모아야지 분열의 길로 가면 안 된다. 곧바로 복귀하지 않으면 총선 준비를 위해서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어있던 손 대표 옆자리를 당 조직위원장, 전국직능위원장, 대외협력위원장 등 최고위원회 의결권이 없는 일부 원외 당직자들이 채웠다.
바른미래당은 안 전 의원의 탈당 뒤 호남지역 군소 야당들과 함께 제3 지대 결집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의원 다수가 요구하는 2선 후퇴 요구에 대해 손 대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달 28일 이에 항의하며 당 정책위의장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당 지도부 일부는 손 대표에게 사퇴하지 않을 경우 정치적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통보한 상태다.
손 대표는 이날 “거대 양당의 극한대립을 지양하고 다당제 연합정치의 실현을 목표로 제3 지대의 결집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저는 청년세력, 미래세대 통합을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이며 다른 한편, 같은 뿌리를 가진 다른 정당과의 통합을 위한 대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강조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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