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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단독] 여당 “1년안 성과내자” 개혁입법 속도 올린다

등록 2020-05-06 05:00수정 2020-05-06 09:30

비공개 최고위 ‘브레인스토밍’
“권력기관 개혁·사회안전망 확충”
코로나 대응 집중서 방향 전환
이해찬 “당이 정부 이끌며 개혁
내년 4월 재보선 전까지 성과를”
이해찬(가운데) 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이해찬(가운데) 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180석이라고 야당을 너무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우리 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개혁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 통과 때처럼 하면 안 된다. 당이 정부를 이끌고 가야 한다.’

4일 아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들이 모인 ‘비공개회의’ 자리에서 이해찬 대표가 내놓은 발언의 취지다. 이 대표는 ‘내년 4월 재보궐 선거 전까지 개혁의 성과를 보자’며 시한도 언급했다. 올해 말까지는 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하자던 기조와는 확연히 결이 달라졌다.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180석 ‘슈퍼 여당’이 존재감을 갖고 책임 있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기류가 한층 짙어진 것이다.

이날 비공개회의는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민주당이 추진해야 할 법안, 정책 과제들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브레인스토밍’이 이뤄진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최고위원들은 코로나19 방역 이후 가시화되는 경제위기에 대한 대응책, 민주당 지지층이 원하는 정치·사회 개혁 방향에 대한 의견을 쏟아냈다고 한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이날의 주제는 당의 적극적 역할로 요약할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닥쳐올 민생 위기 극복을 위해 여당이 사회복지·일자리 안전망 강화를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한다. 이 대표는 당정 관계에서 당이 우위에 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민주당이 긴급재난지원금 전 국민 확대를 추진할 때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표했던 데 대해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말이 거칠어지며 분위기가 가라앉자 이 대표는 ‘당이 정부를 이끌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봐야 한다’는 말로 정리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또다른 참석자는 “재정 당국은 그만의 논리가 있지만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 사업이 있고, 코로나 시대에 필요한 재정 방침도 있는 것이다. 당이 (기재부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또한 내년 상반기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검찰개혁 등 지지층이 바라는 분야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앞으로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법안으로 검찰개혁 등 권력기관 개혁을 예로 들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안은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했지만, 여전히 검찰은 부패·경제범죄 등 6개 주요범죄는 직접수사·기소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민주당 내부에서 계속 제기돼왔다. 이 대표는 “많이 추진하지 말고 권력기관 개혁 등 딱 몇 개만 집중해서 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와 정책위원회는 이달 말까지 검찰개혁 등 여러 개혁 과제 중에서 핵심적인 입법 사안을 추릴 예정이다.

청와대 역시 당이 권력기관 개혁을 주도하겠다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새로운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같이 논의해볼 것”이라면서 “공수처 설치가 제일 중요하고, 자치경찰제를 비롯한 경찰개혁 법안, 대공수사권 폐지와 국내정보 수집 금지를 담은 국가정보원 개정안도 (21대 국회에서) 같이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영지 정환봉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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