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초선의원 의정연찬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의 자리가 비어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자가 21대 국회 임기 시작 직전인 29일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한다. 지난 7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1차 기자회견에서 윤 당선자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한 뒤 20여일이 지나 공식 입장을 밝히는 것이다.
허윤정 민주당 대변인은 28일 오후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에서는 윤 당선자가 29일 입장
발표를 한다는 것까지 확인하고 있다. 간략한 입장 발표일지, 질의응답까지 포함된 기자회견 형식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시간과 구체적인 장소는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윤 당선자의 기자회견 장소로는 국회 소통관이나 정의기억연대 사무실, 지난 11일 정의연 기자회견이 열렸던 인권재단 사람 회의실 등이 거론된다.
윤 당선자가 자신의 의혹과 관련해 입장 발표를 하기로 한 데는 시시각각 악화되는 여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진행해 27일 발표한 설문조사를 보면, 민주당 지지층 안에서도 윤 당선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혹 초반 ‘사실 확인이 먼저’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에서 윤 당선자의 명확한 소명을 촉구하는 기류가 당내에 형성된 것도 윤 당선자의 결단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29일이 20대 국회의원의 임기 종료일인 만큼,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하기 전 어떤 식으로든 국민 앞에서 해명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이 작용했을 공산이 크다.
윤 당선자는 기자회견에서 정의연 회계부실, 안성쉼터 고가 매입 등 주요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자는 이날까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의 변호인단과 민주당 내 일부 의원실의 조력을 받아 후원금 이용 내역 등 해명 자료를 준비하고, 막판 입장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용수 할머니의 1·2차 기자회견을 거치며 30년 일본군 ‘위안부’ 운동의 정당성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 처한 만큼, 이와 관련한 적극적 소명과 정서적 호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안에는 핵심 의혹 중 하나인 후원금 사적 유용에 대해서도 어떻게든 구체적으로 해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후원금 모금에 개인 계좌를 사용한 만큼 본인이 아니면 상세한 해명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윤 당선자는 지금까지 일부 의원을 통해 당 지도부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직접 계좌 내용을 공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직 자진 사퇴 요구에 대한 입장도 밝힐지 주목된다. 앞서 김영춘·강창일 민주당 의원은 “윤 당선자에 대한 의혹은 해명과 방어로 끝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공개적으로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출연해 “윤 당선자가 자기가 갖고 있는 예금계좌와 사용처, 이런 것 등등을 발표하기 위해 지금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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