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가 이해찬 대표에게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휴대전화를 보여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여야 협상 결렬로 더불어민주당이 17개 상임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모두 맡기로 하면서 장관직을 맡았던 의원들과 재선 의원까지 대거 상임위원장을 맡게 됐다. 3선 이상 의원부터 나이순으로 상임위원장을 맡고, 장관을 지낸 의원들은 배제하는 국회 관례를 벗어난 인선이다.
2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4선 정성호 의원이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선출됐다. 정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장을 지냈지만 당시 2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해 상임위원장을 한번 더 맡게 됐다. 운영위원장은 관례대로 여당의 원내대표인 김태년 의원이 선출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의원들도 총출동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도종환 의원은 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이개호 의원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에 선출됐다.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냈던 진선미 의원이 국토교통위원장을 맡았다. 앞서 국토교통위원장을 희망했던 윤관석 의원은 정무위원장으로 배치됐다. 교육위원장은 유기홍 의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박광온 의원이 맡게 됐다. 일각에서는 “도 의원처럼 직전 장관이 바로 상임위원장을 맡는 경우는 3권 분립의 기본 취지에 어긋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앞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약속한 ‘여당 몫 상임위원장 여성 30% 배정’도 현실이 됐다. 전체 18개 상임위원회 가운데 행정안전위원회(서영교)·보건복지위원회(한정애)·국토교통위원회(진선미)·환경노동위원회(송옥주)·여성가족위원회(정춘숙) 등 5개 상임위에 여성 의원이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상임위원장 경력이 없는 3선 여성 의원이 부족한 탓에 재선인 송옥주·정춘숙 의원에게도 기회가 돌아갔다.
야당 몫 부의장은 일단 ‘공석’으로 남게 됐다. 국회법상 국회 부의장과 협의를 거쳐 위원을 선임해야 하는 정보위원장 역시 이날 선출되지 못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협상을 더 해봐야 한다’는 태도다. 김영춘 전 의원의 국회 사무총장 임명 승인안도 이날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