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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집값·인천공항 등 겹악재…문 대통령·민주당 지지 동반 하락

등록 2020-07-02 21:05수정 2020-07-03 10:18

법무 장관–검찰총장 갈등에
부동산 문제 겹쳐 부정평가 급증

문 대통령 지지율 50% 밑으로
통합당은 올라 민주당과 8.1%p 차
여당 “일희일비하지 않겠다”지만
“속도 너무 빨라” 반전 카드 고심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자리로 가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자리로 가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3개월여 만에 50% 밑으로 떨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지지도 역시 하락하면서 미래통합당과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릿수 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추미애-윤석열 갈등, 전셋값 상승,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 상임위원장 독점에 따른 비판 여론 확산 등의 여파로 보인다. 지도부는 “일로 성과를 만들어 만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의원들 사이에선 뚜렷한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 ‘코로나 이전’의 수세 국면으로 되돌아가는 건 시간문제라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리얼미터는 서울시 미디어재단(TBS)의 의뢰로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전국 18살 이상 남녀 15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가 지난주보다 3.9%포인트 내려간 49.4%를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문 대통령 지지도가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3주차(49.3%) 이후 15주 만이다.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는 46.1%로 지난주보다 3.4%포인트나 늘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한때 17%포인트까지 벌어졌던 민주당과 통합당의 지지율 격차도 15주 만에 한 자릿수 포인트로 좁혀졌다. 민주당 지지율은 38.1%로 지난주보다 3.1%포인트 하락했다. 통합당 지지도는 지난주보다 1.9%포인트 오른 30%였다. 통합당이 30%대로 올라선 것은 3월 4주차 이후 처음이다. 열린민주당 지지도는 5.4%, 정의당 5.2%, 국민의당 2.7%였다. 무당층은 16%로 조사됐다.

여권의 지지도 하락에는 국회 상임위원장 독식 등에서 보여준 ‘힘을 앞세운 일방주의’가 여론의 반감을 키운 결과다. 여기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직접고용 논란과 남북 긴장 고조도 악재로 작용했다. 실제 민주당이 정보위원장을 제외한 상임위원장 모두를 차지한 것에 대해 국민 절반은 ‘잘못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일 리얼미터가 전국 18살 이상 남녀 500명에게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대한 공감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0.7%는 “여야 간 합의 관행 무시 등 잘못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집권당으로서 책임정치 실현 등 잘한 일”이라는 응답은 38.5%였고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0.7%였다.

이념 성향별로 살펴보면 보수·중도층에서는 ‘잘못했다’는 응답이 각각 55.7%, 54.1%로 높았다. 진보층에서도 ‘잘못했다’는 응답이 43.1%로 나타나 ‘잘했다’는 응답(46%)과 큰 차이가 없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면서도 곤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여야가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점이 지지율 추이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면서도 “민주당으로서는 불가피한 상황이었던 만큼 앞으로 국민들이 ‘그래도 옳은 선택이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지지율 하락은 예상했지만,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수도권의 한 다선의원은 “외부 상황은 좋지 않고 이상 신호는 지속적으로 들려오는데, 당은 여전히 한쪽으로 확 쏠려 있는 느낌이다. 역대 국회를 돌아보면, 이럴 때마다 사고가 났다”고 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지도부가 여전히 총선 압승 분위기에 젖어 긴장을 하지 않는다. 이러다가 코로나 이전 수세 국면으로 돌아가는 것도 순식간이다”라고 우려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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