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활동가들이 지난달 30일 오전 국회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월 29일 국회에 발의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행위극을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인 김회재 의원(초선·전남 여수을)이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토론회를 개신교 단체와 함께 열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지금까지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미래통합당 등 보수정당에서 주로 나왔던 점에 비춰보면, 민주당 소속인 김 의원의 이런 움직임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김회재 의원은 1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차별금지법이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너무 심각하게 해치고, 사회적 합의도 아직 도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정에 반대한다”며 토론회 개최가 소신과 신념에 따른 것임을 강조했다. 토론회는 오는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교회총연합과 공동 주최 형식으로 열린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위장된 차별금지법 반대와 철회를 위한 한국교회기도회 및 출범식'에도 참석해 “하나님께서 이 법 제정에 관여하고 계시고, 한국 교회가 기도하기 때문에 제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2006년부터 지속된 차별금지법 논란이 많은 국민에게 알려져 더욱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기회로 활용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토론회 발제자와 토론자도 평소 ‘성소수자 혐오’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인사들로 채워졌다. 발제자인 조영길 변호사는 2018년 한국방송(KBS) <심야토론>에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면 동성애 독재 시대가 온다” “동성 성행위에 반대할 자유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등의 혐오 발언을 쏟아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토론자 김일수 고려대 교수는 <성소수자의 권리 논쟁>이란 책을 썼으며, 지난해 또 다른 토론회에서 “`동성애 독재'는 남자를 여자로, 여자를 남자로 만드는 일까지 하려고 한다”며 트랜스젠더에 대한 편견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민주당 성소수자위원회 준비모임은 이날 성명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은 헌법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차별금지법 입법을 시도했다”며 “차별금지에 반대하는 것은 민주당의 기본 정신에 대한 도전이자 노무현 정신의 부정이고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지난달 장혜영 정의당 의원 주도로 발의됐으며, 민주당에서도 권인숙·이동주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았던 민주당 이상민 의원도 별도의 포괄적 차별금지법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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