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당대표 후보 인터뷰① | 김종철 후보
원내대표 비서실장·선임대변인 등
정책 고민하고 알려온 경험 강조
원내대표 비서실장·선임대변인 등
정책 고민하고 알려온 경험 강조
지난 총선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은 정의당에서는 ‘위기’를 넘어 ‘변화’를 이끌 당대표를 뽑는 선거가 한창이다. <한겨레>는 정의당의 새 ‘간판’이 되고자 나선 후보들을 연속으로 인터뷰한다. 정의당 당대표 선거는 오는 23~26일 당원 총투표로 치러지며 결과는 27일 발표될 예정이다. 게재 순서는 후보 이름(가나다순)과 상관없이 인터뷰 일정에 따른다.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20년 동안 진보정당 운동을 해온 김종철 후보의 선거 슬로건은 ‘선수교체! 준비된 김종철’이다. 민주노동당 연수원장, 정의당 원내대표 비서실장, 선임대변인 등을 거치면서 정책을 고민하고 그 내용을 대중적으로 알려온 경험이 정의당을 힘 있게 이끌어나갈 수 있는 강점이라는 것이다.
그는 현재 정의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국민들이 정의당을 플레이어로 생각하지 않고 보수 양당의 ‘채점자’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새로운 의제인 젠더, 청년, 기후위기 대응 등의 과제와 전통적인 의제인 노동, 평등에 대한 고민을 결합하는 것에 대한 합의 부족”을 당내 위기의 원인으로 짚었다.
김 후보는 “지금 정의당이 살아남을 길은 과감함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진보진영의 금기를 깨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기를 깨는 정책’으로 공무원·사학·군인연금 등을 국민연금으로 통합하고 행정구역을 개편하는 방안을 사례로 들었다. 연금 통합은 특수연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로, 행정구역 통합은 분산이 지방자치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진보진영에서 ‘금기’로 삼았던 정책이다. “앞으로 연금 불평등의 문제가 크게 발생할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사회적 합의를 통해 특수연금을 받는 분들과 연금을 통합할 필요가 있다. 또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지방 행정구역을 권역별로 합쳐 대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각종 공적 서비스들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농촌 문제는 농민을 국토관리자로 임명해 대폭 지원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진보정당은 가족과 더불어 나의 인생 그 자체”라고 말하는 그에게 지난 20년 가장 안타까웠던 장면과 가장 희망적이었던 장면을 하나씩 꼽아달라고 했다. 노회찬 전 원내대표의 마지막 비서실장이었던 그는 ‘노회찬’과 관련한 순간을 들었다. “국민과 진보를 잇는 가교였던 노 전 대표를 잃은 것이 가장 안타깝다. 가장 기뻤던 것은 2004년 총선에서 자유민주연합이 비례대표 득표율 3%를 달성하지 못해 김종필씨가 떨어지고 노 전 대표가 당선되어 민주노동당이 10석을 차지했던 때다.”
정의당을 ‘국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유효한 무기’라고 굳게 믿는 그는 “복지국가의 공통적인 특징은 진보정당이 집권했거나 최소한 제1야당으로 있던 나라”라며 “2002년 권영길 대표가 이야기한 무상의료·무상교육이 문재인 케어와 고교 등록금 폐지로 이어졌다. 오늘 정의당이 말하는 것이 10년 후 현실이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정의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종철 후보자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 김종철이 소개하는 김종철
사회적 약자들이 고통받는 현실에 화가 나 4년 정도 다니던 벤처기업을 그만두고 1999년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 비서로 정치를 시작했다. 기자 출신인 권 대표가 언론을 담당하라며 빨간 펜을 쫙쫙 그으며 트레이닝을 시킨 뒤 대변인을 맡겼다. 2002년 서울 용산구청장에 출마해 9.7%를 득표했다. 2006년에는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해 오세훈·강금실 후보와 붙었고, 2008년 서울 동작을 지역구로 이사를 한 뒤로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동영·정몽준·이계안·나경원 후보 등 주로 ‘거물급’과 경쟁해왔다.
2008년 민주노동당이 분당을 하면서 어려운 길을 걸어왔지만, 진보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2016년 노동당에서 탈당해 정의당에 들어왔다. 이후 노회찬·윤소하 원내대표 비서실장을 하면서 두 정치인의 대국민 메시지 작성과 원내활동을 함께 해왔다.
별명은 ‘사랑과 평화’다. 아무리 화가 나는 게 있어도 차분히 소통하면서 푸는 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이라 생각하면서 지내다 보니 그런 별명이 붙었다.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방탄소년단’이다. 정의당이 선거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를 한참 고민하다가 중소 기획사 소속 아이돌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방탄소년단을 연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연구를 하다가 결국 열혈팬이 된 중년 ‘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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