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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선거]김종민 “댓글 달기 아닌 본문 쓰는 정치해야”…민주당과 거리두고 ‘독자노선’ 천명

등록 2020-09-21 18:02수정 2020-09-22 18:27

정의당 당대표 후보 인터뷰② | 김종민 후보
용산 재개발 세입자 돕다 정치 입문
지금도 그 주민들이 든든한 후원자
김종민 정의당 당대표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김종민 정의당 당대표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지난 총선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은 정의당에서는 ‘위기’를 넘어 ‘변화’를 이끌 당대표를 뽑는 선거가 한창이다. <한겨레>는 정의당의 새 ‘간판’이 되고자 나선 후보들을 연속으로 인터뷰한다. 정의당 당대표 선거는 오는 23~26일 당원 총투표로 치러지며 결과는 27일 발표될 예정이다. 게재 순서는 후보 이름(가나다순)과 상관없이 인터뷰 일정에 따른다.

‘273’은 김종민 후보에게 ‘소명’을 상징하는 숫자다. 2002년 서울 용산 미군기지 터 재개발 계획이 발표된 뒤 이 지역 세입자들이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지역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던 김 후보는 세입자들을 도와 재개발 갈등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러다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온통 조합 편인데 세입자 편들어주는 구의원도 하나 있어야 한다. 우리가 273표 모아줄 테니 구의원 선거에 나가 달라.” 주민들의 거듭된 부탁에 2004년 치른 용산구의원 보궐선거에 나갔다가 보기 좋게 낙선했다. 당시 득표수가 공교롭게도 딱 273표였다.

“임대주택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입자들의 주거권 확보를 공론화하기 위해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심정으로 나선 선거였다. 273명으로 상징되는 목소리 없는 시민들을 위해 법과 제도를 만드는 것이 나의 소명이란 생각을 그때 처음 갖게 됐다.” 시민운동가 김종민을 선거판으로 떠민 그 시절의 동네 주민들은 지금도 정치인 김종민의 든든한 후원자다.

2002년 민주노동당에 입당한 그는 용산구의원 선거를 시작으로 모두 7차례 지역구 선거에 출마했고 9개의 당직을 거쳤다. 하지만 대중에게 얼굴과 이름을 알릴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정치인으로서 변변한 스포트라이트 한번 받아보지 못했다는 얘기다. 지난 총선 때는 그나마 당선 가능성이 있는 비례대표로 나가라는 권유가 있었지만 고사했다. ‘당선 확률을 좇아 비례로 다 떠나면, 지역엔 누가 남아 소를 키우느냐’는 심정이었다. 그는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에 남아 총선을 치렀고, 예상대로 낙선했다.

굳이 분류하자면, 김종민은 ‘민주당과의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독자노선파다. 정의당에는 정의당이 지켜야 할 자리가 있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민주당이 하늘색 정책을 내놓으면 정의당은 그보다 조금 짙은 파란색 정책이 아니라, 아예 다른 노란색 정책을 내놔야 한다. 본문에 댓글을 다는 정치가 아니라, 스스로 본문을 쓰는 정치를 해야 한다.”

내년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입장도 확고하다. 단체장 궐위의 귀책사유가 민주당에 있는 선거인 만큼 민주당은 후보를 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만약 민주당이 공천 방침을 꺾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일까? 그의 답은 ‘비민주당-반국민의힘 단일전선’에 있었다. 진보적 시민사회와 정당이 단일 대오를 형성한 뒤 민주당·국민의힘 후보와 3자 대결을 준비하자는 얘기다.

■ 김종민이 소개하는 김종민

2002년 서울 용산5가동 재개발 지역에서 쫓겨나야 했던 세입자들과 함께 철거 반대 투쟁을 하다 2004년 주민들의 권유로 서울 용산구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본격적으로 진보정당 활동을 시작했다. 2002년 민주노동당에 가입해 18년 진보정당 활동을 해오면서 서울 용산구청장, 국회의원 선거 등 7차례 지역구에만 출마했고 9개의 당직을 맡았다. 지역위원회 분회장, 조직국장, 위원장을 하다가 서울시당 위원장, 대변인, 중앙교육연수원장에 이어 최근까지 정의당 부대표로 활동했다.

어떻게 당대표 후보까지 나오게 됐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왜 총리가 될 수 있었는가에 대한 질문에 기민당 관계자가 한 답변이 생각난다. “당 지역위원회에서 성장한 정치인 중에서 당원들과 국민에게 인정받는 사람이 주를 대표하는 그 당 정치인이 된다. 같은 방식으로 주의원, 연방의원이 되고 그중에 장관과 총리가 나온다.” 그의 말대로 아래부터, 지역부터 검증받은 인물이 정의당의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총선 때 주변에서 비례대표 권유를 많이 받았지만 지름길보다 옳은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믿어 비례 불출마를 선언하고 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가장 좋아하는 별명은 ‘투덜이 김종민’이다. 진보정치는 비판적 문제의식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서는 현실에 대해 투덜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변화가 가능하다.

내가 바라는 변화는 국민들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다. 행복의 ‘복’자를 뜯어보면 ‘보다’, ‘밭’, ‘입’을 뜻하는 한자로 구성되어 있다. 식구들의 입을 채워줄 밭을 바라보는 것이 ‘복’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지금은 그 밭을 모두 기득권이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정의당의 가장 큰 구실은 그 밭을 국민들에게 돌려주는 것이라고 믿는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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