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사이버 청년만 만나던 최고위원님들, 날것 목소리에 놀라요”

등록 2020-09-29 04:59수정 2020-09-29 12:11

인터뷰 | 민주당 24살 최고위원 박성민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5일 국회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기에 앞서 백팩을 매고 포즈를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5일 국회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기에 앞서 백팩을 매고 포즈를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앞에 ‘24살’ ‘대학생’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 8월31일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1996년생 박성민 청년대변인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깜짝 발탁하기 전까지 말이다. 청년·여성 이슈에 취약하다고 비판받아온 민주당이 스스로 내린 처방이었다. 박성민 최고위원이 지도부로 활동한 지 이제 한 달. ‘약효’가 있었을까?

2018년 6월 민주당에 입당한 박 최고위원은 주거지인 용인 정 지역위원회와 전국 대학생위원회에서 활동해온 ‘당내 인재’다. 그는 2019년 8월 청년대변인 공개 오디션에서 발탁돼 1년간 청년·여성·환경 등 진보적 어젠다에 집중하면서도 안정적인 논평을 선보여왔다.

지난 25일 국회 본청 최고위원실에서 만난 박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청년 문제가 더는 이벤트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며 “이낙연 대표는 청년·여성 이슈가 우리 당의 약한 고리라는 점을 인정하고 당사자이자 적임자를 골라 전권을 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청년의 말을 ‘청취’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권력’을 줬다는 것이다. “제가 마음먹고 발품을 팔면 당에 어디든 제 의견을 피력할 수 있어요. 제가 더 부지런해져야죠.”

그가 민주당과 인연을 맺은 것은 ‘정치가 세상을 바꾼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세월호 참사와 촛불을 거치면서 직접 정치를 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고 첫 시작은 민주당 입당이었어요.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으로 입당을 했지만, 사실 청년들이 당원으로 활동해도 정치활동을 한다는 느낌을 받기는 어려워요. 당내에서 `자강'하는 방법에 목이 말라 더 적극적인 역할을 찾아나섰죠. 이낙연 대표가 최고위원을 제안했을 때 `나처럼 평범한 사람'도 정치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망설임 없이 수락했어요.”

지난 한 달 이낙연 대표는 수차례 공개회의에서 박 최고위원의 제안에 힘을 실어주면서 ‘환상의 케미(조화)’를 자랑했다. 박 최고위원이 최고위의 공개발언으로 2030세대의 코로나 우울증 위험성이나 당내 청년 소통구조의 취약성을 꼬집으면, 이 대표가 즉석에서 관련 대책을 주문하며 화답하는 식이다. 박 최고위원은 “청년 문제에서도 이 대표는 저와 생각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청년과의 소통은 중요하지만 ‘노량진 가서 컵밥 먹으면서 청년을 소비하는 방식’은 싫다는 데 함께 뜻을 모았어요. 대표님은 제가 가자는 곳이면 어디든 가시겠대요(웃음)”

박 최고위원은 지도부에 ‘불편한 목소리’를 전달하는 낯선 존재이기도 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논란에서도 청년들 시각을 중점적으로 전달했어요. 야당의 정치 공세가 아무리 화나도 야당과의 싸움에만 집중하면 국민들의 시각과 어긋나거나 과도한 대응이 나올 수 있으니까요.” 추 장관 아들 군 복무 특혜 의혹이 ‘편한 카투사’ 논란으로 옮겨붙을 때, 박 최고위원은 카투사 출신인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그들의 솔직한 심정을 ‘취재’해 지도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박 최고위원은 “최고위원님들이 다 ‘사이버 청년’만 만나다가 제가 날것의 청년들 목소리를 전달하면 많이 놀란다”고 했다.

만일 20대 여성으로서의 감각과 민주당 최고위원으로서의 판단이 부딪힐 때 그는 어떤 길을 선택할까? 박 최고위원은 “저는 무소속이 아니니까 일단 당 내부에서 치열하게 논의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도 “당내 아무도 청년·여성의 편에 서지 않을 때는 반드시 내가 그쪽에 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번 인선이 자칫하면 이벤트로 끝날 수도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런데도 그는 ‘청년 최고위원’은 중요한 자리라고 말한다. “우리 사회에는 경제문제나 검찰 문제뿐 아니라 청년·여성 등 많은 약자들이 겪는 차별과 불합리함이 있다는 것을 계속 이야기할 존재가 필요해요. 소외된 이들의 문제는 현안이 아닌 것 같아도 정말 시급한 현안이니까요.”

여전히 박 최고위원은 당사 회의실에 들어가다가 젊은 기자로 오인당하여 가로막히는 일이 빈번하다. 하지만 박 최고위원이 발 빠르게 뛸수록 우리 사회가 ‘24살 최고위원’에게서 느끼는 ‘어색함’이 빠르게 줄어들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음은 박성민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5일 국회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5일 국회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민주당 최고위원에 지명된 지 벌써 한 달. 달라진 일상에는 적응했나?

“많이 바빠졌다. 청년대변인으로서 논평을 쓸 때와 최고위원으로서 회의 모두발언을 준비하는 것은 무게도 의미도 다르기 때문에 준비하는 시간도 길어졌다. 요즘은 개인 박성민으로서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다. 하루 24시간 내내 정치인 박성민의 스위치가 켜져 있는 기분이다.”

-주변 반응은 어떤가? 정치에 관심이 많은 친구도 있나?

“친구들은 신기해한다. ‘이낙연 대표랑 진짜 친하냐’는 질문을 받기도 하고. 원래 정치에 관심 있는 친구들은 적었는데 ‘너 때문에 이제 정치면 기사 다 읽는다’는 친구들도 생겼다.

가까운 친구들은 저에 대한 댓글 반응을 보고 걱정도 많다. 저는 원래 공인은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미 많은 걸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는데, 오히려 친구들이 저 대신 상처를 받는다.”

-모두를 놀라게 한 파격 인선이라 그런지 반발도 상당하다.

“에스엔에스(SNS)로 안 좋은 메시지가 오기도 하고 악플이 많이 달리기도 한다. 하지만 욕 안 먹고 칭찬만 듣겠다고 생각하면 좋은 정치는 못 하는 것 같다. 국민들과 지지자의 칭찬과 사랑을 받는 건 너무 좋은 일이지만 그게 목적이 되면 부적절한 행동을 하게 된다.

물론 저의 선천적 성별과 나이에서 기인한 혐오도 있다. 제가 정치권에서는 낯선 존재니까 불신도 큰 것 같다. 아직은 제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가 아니라 표면적 조건으로 보여질 수밖에 없다. 결국 그 편견을 뛰어넘을만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마음을 굳게 먹고 가야 할 일이다.”

-당내에서도 어색해하지 않나?

“제가 김태년 원내대표님과 당사 회의실에 들어가는데 당사 관계자가 저를 젊은 기자로 생각했는지 저는 출입을 막더라. 그래서 원내대표님이 ‘우리 최고위원이라고 들여보내 달라고’ (웃음). 그런 일은 일상적이다. 간담회에 가도 다들 저를 비서로 보시지 최고위원인 줄은 모른다. 그럴 수밖에 없다.”

-최고위원으로 한 달 동안 지켜본 민주당은 청년·여성의 목소리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나?

“저를 발탁한 거 자체가 민주당이 청년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저는 정말 평범한 사람인데 평범한 사람도 정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다. 좀 놀라운 건 민주당은 청년 문제가 더는 이벤트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 당에는 청년들이 우리랑 공감대가 만들어지지 않는구나, 하는 반성이 있다. 이낙연 대표님은 청년·여성 이슈가 우리 당의 약한 고리라는 점을 인정하고 당사자이자 적임자를 골라 전권을 주려는 마음이 있다.

지금은 제가 마음먹고 발품을 팔면 당에 어디든 제 의견을 피력할 수 있다. 어떤 사업이든 대응 기조든 권한을 가지고 목소리가 가닿을 수 있다. 지도부의 역할은 그런 거니까. 제가 더 부지런해야 한다.”

-이낙연 대표와는 ‘케미’(조화)가 잘 맞는 것 같다는 평가가 많다.

“잘 맞는다. 대표님은 청년 문제에서도 저와 생각이 비슷하다. 요즘 청년과의 소통을 어떻게 만들지에 관심이 많으니까 어디에 가야 진짜 청년을 만날 수 있을지를 당에서 고민하고 있다. 대표님과 저는 일단 노량진 가서 컵밥 먹으면서 둘러앉아서 대화하면서 청년을 소비하는 방식은 싫다는 데 뜻을 모았다.

아직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 중이지만 피상적으로 청년을 이용하지 않을 거다. 대표님은 제가 가자는 곳이면 어디든 가신다고 한다. (웃음) 제가 대표님을 어려워하지 않고 예의 바르게 할 말을 다 하고 있다. 대표님께도 ‘드릴 말씀은 드리겠다’고 이미 이야기했다.”

-당에 쓴소리를 하기도 하나?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 관련 논란이라든지….

“이번 논란에서도 청년들의 시각을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다. 청년들은 사실관계를 떠나 첫인상부터 불편할 수 있다. 병역 문제는 워낙 민감한 문제인 데다가 이미 사회 각계 유력인사들의 병역비리가 항상 있었기 때문에, 아무리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려고 해도 ‘다 똑같겠지’ 생각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야당의 정치 공세가 아무리 화나도 야당과의 싸움에만 집중하면 국민들의 시각과 어긋나거나 과도한 대응이 나올 수 있다.

이번에 제가 카투사에서 복무했던 친구들은 이렇게 이야기하더라, 20대 남성들은 이렇게 생각하더라, 하면서 바구니에 담아와서 막 풀어놨다. 최고위원님들이 다 언론 기사나 댓글로 ‘사이버 청년’만 만나다가 제가 날것의 청년들 목소리를 전달하면 많이 놀란다”

-지난 한 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자면?

“최고위원회의 공개발언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한 기록물 공개를 촉구하던 순간이다. ‘세월호 세대’가 직접 말하는 세월호여서 그런지 당 안팎의 반응이 평소와 좀 달랐다. 원래 고영인 의원님이 ‘대통령기록물 공개 요구안’을 제출하고 의원들의 동의를 구하며 애쓰고 계셨는데 보탬이 될 수 있어서 좋았다.

진심을 담은 메시지가 어떤 정치적 이해타산보다 더 정확하고 좋은 메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조금은 세월호에 대해서 무뎌졌던 우리의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된 것 같기도 하다.”

-왜, 어쩌다가 정치를 꿈꾸게 됐나?

“한때는 대기업 취업이 목표였다. 없는 시간 쪼개서 대외활동도 하고 ‘스펙’을 열심히 쌓다가 문득 재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래저래 지쳤을 즈음에 멕시코로 해외봉사를 떠났다. 거기에서 깊은 고민 끝에 공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결심을 하고 ‘촛불’을 거치면서 직접 정치를 하고 싶어졌다. 실질적으로 뭔가 바꾸는 일을 하고 싶었다. 고3 때 겪은 세월호 참사는 시간이 갈수록 두고두고 나에게 슬픔을 더하는 정치적 동기가 됐다.

정치를 하려면 입당을 해야 하니까 나랑 맞는 당을 찾아 나섰는데 그게 민주당이었다. 2018년 6월에 입당해서 용인정 지역위원회 대학생위원장, 전국 대학생위원회 운영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더 적극적인 역할을 찾고 싶어서 2019년 8월에 청년대변인 오디션에 참여했다가 선발됐다. 1년 활동을 마친 뒤 최고위원으로 지명됐으니 당내에서는 ‘고속승진’이라고 말씀하신다.”

-민주당은 청년 정치인에게 열려있는 정당인가?

“저는 사실 운이 좋았다. 청년대변인도 연줄이나 인맥이 아니라 공개 모집으로 오디션이 열리니까 저 같은 사람도 도전해볼 기회가 열렸다. 그 이후에도 이 시대가 청년·여성을 필요로하면서 그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지극히 평범한 저에게 기회가 왔다. 시대가 만들어준 기회다.

하지만 청년들이 일반 당원으로서 활동할 때는 사실 정치활동을 한다는 느낌을 받기는 어렵다. 청년 관련 간담회를 참관하거나 지역위원회 행사를 기획하는 정도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으로 정당 활동을 시작하지만, 사실 ‘혹시 내가 선배들을 위해 활용되는 거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당내 청년들은 ‘자강’하는 방법에 목말라 있다.”

-최고위원의 직책 당비 월 50만원을 감면해달라고 요청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청년이 정치를 할 때 만나는 또 다른 벽이 있다면?

“청년이 정치할 때 가장 힘든 건 생계다. 선출직이 되기 전까지 수익이 없다. 법적으로 후원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어느 순간 정치를 하는 게 사치스러워지는 때가 올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결국 정치는 주업이 아니라 ‘나중에 할 일’이 되고 만다.

저는 방송 출연료 조금 받은 것과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오빠가 주는 용돈으로 해결했다. 청년대변인할 때는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한 적도 있다. 학원 알바하려고 면접 보러 간 적도 있다(웃음).”

-20대는 가장 무당층이 많은 세대이기도 하고, 유독 민주당에 마음을 주지 않는 세대이기도 하다.

“평범한 청년 삶에서 정당 정치라는 개념 자체가 이질적이다. 정치인은 대체로 50대, 남성, 전문직, 부자, 유명인으로 채워져 있으니, 청년이 보기에 그들은 ‘나와 너무 다른 사람들’일 뿐이다.

친구들과 이야기해보면 계속 ‘나는 정치를 잘 모르지만’ 이라는 전제를 붙인다. 그 뒤에 이어지는 의견은 충분히 정치적이고 존중받을만한 시민의 의견인데, 자꾸 정치를 모른다고 한다. 정치를 엄청 거창하고 멀리 있는 무언가로 생각하는 거다. 왜 모두 그렇게 생각하게 됐는지 우리 정치가 반성해야 한다.”

-50대, 남성, 전문직으로 채워진 당에 청년 최고위원 한 명 세우는 걸로 청년의 마음을 살 수 있을까? ‘박성민 최고위원 발탁’도 민주당의 청년 이벤트 아닌가?

“변화가 쉽게 오는 건 아니다. 소수자·약자에게 시혜적으로 자리를 주는 것으로는 부족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자체로도 의미가 없지는 않다. 한 달 동안 매 순간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를 생각했다. 우리 사회에는 경제문제나 검찰 문제뿐 아니라 청년·여성 등 많은 약자들이 겪는 차별과 불합리함이 있다는 것을 계속 이야기할 존재가 필요하다. 소외된 이들의 문제는 당장 현안이 아닌 것 같아도 정말 시급한 현안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나 한 명이 지도부에서 고군분투하는 것을 넘어서려면 제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서 더 많은 사람에게 통로를 열어줘야 한다. 제 권한으로 이벤트가 아니라 당내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더 많은 여성·청년 동지들이 이 싸움에 참여할 수 있도록.”

-20대 여성 대학생으로서의 판단과 민주당 최고위원으로서의 판단은 여러모로 다른 결을 가질 텐데, 그 충돌은 어떻게 해결하나?

“그 고민은 청년대변인할 때부터 있었다. 그냥 직관적으로 ‘이건 문젠데?’ 혹은 ‘이건 문제 아닌 거 같은데?’ 하는 나의 감각과 정치인으로서 해야 하는 대응이 다를 때가 있다. 평범한 사람이었으면 방어하지 않았을 일을 방어해야 하는 일도 생긴다. 동시에 당인이기에 보이는 구조가 있고 당의 정서가 있다. 청년 감수성과 당인 감수성이 혼재한다.

한참 고민해서 내린 결론은, 저는 무소속이 아니니까 일단 당 내부에서 치열하게 논의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당내 아무도 청년·여성의 편에 서지 않을 때는 반드시 내가 그쪽에 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영끌’ 발언을 비판했던 것도 그 일환인가?

“꼭 김 장관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의 부동산 문제 대응이 아쉬웠다. 행정 공백에 정책을 욱여넣는 것이 아니라 청년의 두려움을 먼저 공감하는 것이 시작이어야 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그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그 역할을 제가 해야 한다.”

-청년들 사이에도 계급 격차가 상당하다. 한 사람의 최고위원이 모든 청년을 대변할 수 있을까?

“기본적으로 그 누구도 특정 계층을 완벽하게 대변할 수는 없다. 내가 완벽하지 않다는 건 인정해야 한다. 다만, 저는 한 번도 재정적으로 여유롭다고 생각해본 적 없는 평범한 집에서 자랐다. 부모님은 작은 꽃집을 운영하시고 저는 항상 아르바이트를 두 개씩 하면서 대학을 다녔다. 나는 알바하느라 자격증 공부할 시간도 없는데, 여유로운 친구들은 공부도 더 편하게 하고 돈도 더 잘 모으더라. 사소한 차이가 모여서 좁힐 수 없는 격차가 되는 걸 느꼈다.

저는 청년 문제를 이야기하더라도 ‘대학생’에 갇히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내 삶과 다른 사람의 삶이 그리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면 엄청난 오판이 시작된다. 중요한 건 내 눈에 보이지 않지만 고통받는 사람이 있다는 점, 선거제든 공수처든 거대 이슈에만 매몰되면 그런 사람들이 소외된다는 점을 인지하는 것이다.”

-정치인으로서 다음 계획은?

“일단 계획은 없다. 계획은 세우면 그 계획을 위해 지금의 자리를 이용할 것 같다. 게다가 이 바닥은 계획한다고 그렇게 흘러가지도 않는다. (웃음) 이걸 잘 해내면 다음 길이 열릴 거라고 생각한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중립인 척 최상목의 ‘여야 합의’…“특검도 수사도 하지 말잔 소리” 1.

중립인 척 최상목의 ‘여야 합의’…“특검도 수사도 하지 말잔 소리”

김민전에 “잠자는 백골공주” 비판 확산…본회의장서 또 쿨쿨 2.

김민전에 “잠자는 백골공주” 비판 확산…본회의장서 또 쿨쿨

경호처 2·3인자가 김건희 라인…‘윤석열 요새’는 건재 3.

경호처 2·3인자가 김건희 라인…‘윤석열 요새’는 건재

최상목의 윤석열 체포 ‘지연 작전’…‘특검 합의’ 내세워 국힘 편들기 4.

최상목의 윤석열 체포 ‘지연 작전’…‘특검 합의’ 내세워 국힘 편들기

‘후보 추천’ 수정한 내란 특검법에, 국힘 “수사 대상 무한정…반대” 5.

‘후보 추천’ 수정한 내란 특검법에, 국힘 “수사 대상 무한정…반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