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제6기 전국동시당직선거 관련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가 20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토론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박창진, 김종민, 배진교, 김종철 후보.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정의당 당대표를 뽑는 결선 투표를 하루 앞두고 후보 간 합종연횡이 판세를 가를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3일 1차 투표에서 3위를 한 박창진 전 후보가 2위 배진교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데 이어, 4일에는 1차에서 4위를 한 김종민 전 후보가 1위 김종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1·4위 연합인 김종철-김종민 조가 선명 노선을 강조하는 ‘독자파’에 가깝다면, 2·3위 연합인 배진교-박창진 조는 대중 노선을 앞세운 ‘실용파’로 분류된다.
김종철 후보는 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김종민 전 후보와 기자회견을 열어 공동선거대책본부 구성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지난 1차 전국동시당직선거에서 확인한 국민들과 당원들의 갈망은 변화였다”며 “당원들은 ‘천천히가 아니라 과감하게’ ‘안주보다는 변화'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보정당다운 과감한 대안이 있는 정의당, 뿌리부터 튼튼하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정의당을 만들겠다”며 당의 전면적 혁신을 다짐했다.
앞서 3일에는 박창진 전 후보가 배 후보를 만나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박 전 후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제가 당원과 함께 꿈꾼 일들을 배진교 후보를 통해 꼭 이루고 싶다”며 “대중과 호흡하며 진보정치의 가치를 실현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신뢰받는 ‘제2창당의 길'을 가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배 후보는 “김종민 후보를 빠르게 만나 공약과 정책, 무엇보다 당 혁신을 위한 높은 의지를 받아안겠다”며 공개 구애를 펴기도 했다.
남은 관심은 후보자 간 연대가 1차 투표에서 3·4위 후보를 지지한 표의 향방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느냐다. 지난달 27일 발표된 1차 투표 결과를 보면, 김종철(4006표)·김종민(2780표)의 합산 득표수(6786표)가 배진교(3723표)·박창진(2940표)의 합산 득표수(6663표)를 120표 남짓 앞서지만, 실제 투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
당내 평등파(PD·민중민주)와 노동계 출신 당원들의 지지를 받는 김종철 후보는 서울이 근거지인 김종민 전 후보 말고도 지난 총선 때 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섰던 양경규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의 도움을 받고 있다. 배진교 후보는 당내 최대 정파인 자주파(NL·민족해방) 계열의 ‘인천연합’이 주요 기반인데, 1차에서 박창진 후보를 지지한 옛 참여계 당원들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당내에선 응집력 면에선 조직표가 많은 김종민 전 후보와 손잡은 김종철 후보가, 확장력 면에선 대중성이 강점인 박창진 후보와 제휴한 배진교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지역별로는 김종철 후보가 서울과 부산·울산·경남에서, 배진교 후보가 인천과 호남에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당원수가 많으면서 정파색이 확연하지 않은 경기도 표심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결선투표는 5~9일 실시되며 결과는 투표 마지막날인 9일 개표 직후 발표된다.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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