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을 방문해 김재하 비상대책위원장과 간담회를 갖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이 ‘정규직 중심주의에 빠져 있다’는 비판은 부당하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열심히 일하는 곳이 민주노총이다.”
취임 인사차 27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본부를 찾은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비정규직 문제에 관한 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는 덕담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훈훈한 분위기가 예상됐다. 하지만 김 대표가 하려던 말은 따로 있었다. 그는 마주 앉은 김재하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우리 사회를 가장 중심에서 이끌어가야 하는 곳이 민주노총이다. 연금 개혁, 조세 개혁, 공공부문 개혁을 위해 민주노총과 정의당이 함께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공무원·교사의 조직세가 강한 민주노총으로선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개혁 화두를 던진 것이다.
‘진보의 금기를 깨자’는 슬로건을 걸고 당선된 김 대표는 공무원·군인·사학연금 개혁과 보편 증세로 상징되는 조세 개혁, 공공부문 개혁 등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민주노총에는 그의 공약 하나하나가 주력 조합원들의 반발을 부를 수 있는 난감한 이슈들이다. 이를 의식한 듯 김 대표도 “물론 쉽지 않은 이야기고 여러가지 조정할 것이 많다”고 숨을 고르는 모습이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비공개 대화 자리에서 민주노총과 개혁 과제에 대한 별도의 의견을 나누지는 않았다”면서도 “아직 민주노총이 비대위 체제지만 집행부 선거가 끝난 뒤 정의당과 민주노총이 이런 과제들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테이블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1조합원 1당원 가입 운동’을 펼치자고 제안하는 한편, 노동관계법에 포괄되지 않는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개혁방안을 민주노총이 선도적으로 제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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