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정직 징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은 16일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리자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정권이) 신새벽에 군사작전 하듯 국회에서 날치기를 해대던 그 무모함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강행했다. 윤 총장의 징계는 공권력이라는 탈을 빌린 조직폭력배들의 사적 보복과 다를 바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특히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모든 국민들은 이 사태의 가장 정점에 문재인 대통령이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추 장관을 향해서도 “법조인으로서 양심을 져버리고 법을 파괴한 대명사로 두고두고 역사에 남을 일로 등극되신 걸 축하한다”며 “대통령 앞에서 눈 크게 뜨는 검찰총장, 법무장관 앞에서 숨 크게 쉬는 검찰 간부들, 여당 의원들 앞에서 허리 똑바로 펴고 서는 검사들은 오늘부터 모두 징계대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추미애 법무장관이 검찰의 팔과 다리를 잘랐다”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할 모든 법적 장치가 허물어졌다”고 말했다. 앞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아침 국민의힘 공보실을 통해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임면권자로서 윤석열 총장을 사전에 불러들여 내쫓으면 될 일을 굳이 복잡한 절차를 거치게 하는 대통령,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야권에서는 윤 총장의 징계가 “법치주의 파괴”이자 “국정농단과 같다”는 발언이 한 목소리로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총장에 대한 징계는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을 무너뜨리고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만행”이라고 적었다. 같은 당 초선 조수진 의원도 “정권 차원의 비리가 얼마나 엄청나면 이렇게까지 할까”라고 비판했다. 검찰 출신인 박민식 전 의원도 “윤석열이란 한 인간이 매를 맞고 패악질을 당한 것이라기 보다는, 대한민국 법치주의가 도적떼로부터 송두리째 짓밟히고 테러를 당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4선의 권성동 의원은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법무부 장관이나 징계위원들은 그야말로 홍위병, 꼭두각시이고 연출가는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판사 출신의 김기현 의원도 <한국방송>(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뻔히 정해져 있는 것 아니겠나. 그냥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며 “(윤 총장 징계는) 신성한 법의 이름으로 장난질을 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5선의 국민의힘 소속 정진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권력으로부터 독립해서 살아 있는 권력도 공정하게 수사하라는 것이 검찰에게 부여된 소명이다. 검찰의 칼끝이 살아있는 권력을 향하자 이를 무마하고 방해하기 위해 윤 총장을 징계하는 것은 대통령의 권한남용이고 국정농단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의 3선 장제원 의원은 “이제 공수처가 출범되면, 윤 총장을 비롯한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했던 검사들을 온갖 치졸한 비리 혐의를 뒤집어씌워 찍어낼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독재자”라고 표현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권력비리 수사가 정직을 당했다. (윤 총장 징계는) 위법적인 국정농단”이라고 적었다.
지난 10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도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비겁하고 무능한데 배짱도 없네, 라고 웃어넘기기에는 도대체 이렇게 망쳐놓은 걸 어떻게 복구해야 하는가, 라는 걱정이 든다”며 “검찰총장 정직 2개월이 검찰개혁인가”라고 적었다. 금 전 의원은 이어 “문 대통령은 온 나라가 몇달째 시끄러운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충돌에 대해서는 남의 일 얘기하듯이 절차적 정당성 얘기만 했다. 엉뚱한 일에 힘을 낭비하게 만들어놓고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모습”이라며 “리더 리스크가 얼마나 큰 문제인지 실감하는 중”이라고 글을 남겼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정권은 권력의 도끼로 검찰총장의 목을 치고, 검찰의 칼날을 부러뜨렸다고 생각하겠지만, 머지않아 권력의 도끼가 사실은 자신들의 발등을 찍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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