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이어 22일
금태섭 전 의원도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는 등 야권 후보들의 출사표가 잇따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개의치 않는다면서도 야권발 흥행몰이가 성공할지 내심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애초 보궐선거 경선 룰(규칙)을 이번주에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내년 1월 초 이후로 미루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 “안철수 대표는 불쏘시개용”
민주당 서울시장보궐선거기획단장을 맡은 김민석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 등의 출마선언을 ‘불쏘시개 역할’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안 대표가 출마선언을 한 것은 예견됐던 일”이라며 “시정에 대한 진지한 접근보다는 대선에 여전히 마음을 둔 상태에서 정치적인 접근이라고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의 경쟁력은 높지 않다. 우리 후보군이 출마 시기를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것을 촉진하고 더 다양한 잠재 후보들이 거론되거나 검토하는 계기로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 전 의원 출마에도 “이미 야권 서울시장 후보라는 형식으로 본인의 정치적인 일부 진로를 개척할 것으로 예견됐다. 특별히 코멘트할 것은 없다”며 언급을 삼갔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야권 후보군이 풍부해지면 국민들의 관심이 그쪽으로 쏠리지 않겠냐며 우려하는 기류도 있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안 대표 출마로 선거의 성격과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며 “그럴 경우 기존 민주당 후보들의 존재감이 떨어져 보일 수 있다. 부동산 등으로 선거지형도 좋지 않은데 야권연대 등으로 붐업을 이루면 민주당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1년 경제정책방향' 합동 브리핑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박영선 장관 출마 시기에 쏠리는 눈
당내에서는 현재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출마해야 민주당에서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가 펼쳐질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이번에 출마하면 세번째 서울시장 도전이 되는 박 장관은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고 있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19~20일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18살 이상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5%포인트·자세한 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를 보면, 박 장관은 16.3%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8.8%),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7.2%), 우상호 민주당 의원(6.6%) 등이 뒤를 이었다. 박 장관은 아직 출마 여부를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한국·미국 이중 국적자였던 아들이 최근 군에 입대한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결단’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출마설?
일각에선 장관직 사퇴 의사를 밝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출마설도 나온다. 검찰개혁 추진 과정에서 열성 지지층의 마음을 모은 추 장관이 나서면 경선 흥행에 도움이 된다는 시각과, 높은 인지도만큼 비호감도도 높아 선거 열기를 끌어올리는 데 별로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린다.
민주당도 후보 체급을 더 올려야 한다며 당 밖에서 ‘제3 후보’를 찾아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시스템 공천’이 자리 잡은 민주당 구조상 당 밖의 인물이 당내 경선을 돌파하기가 쉽지 않다. 당 관계자는 “기존 후보들의 경쟁력이 매우 낮게 나오지 않는다면 당 밖에서 제3의 후보를 데려올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했다.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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