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자 청와대 등 여권에선 당혹과 안타까움, 충격이 뒤섞인 반응이 흘러나왔다. 특히 청와대는 이번 1심 결과가 조국 전 장관 재판에도 영향을 미치게되는 만큼, 조 전 장관과 그 지지자들이 받을 충격에도 적잖이 우려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이 정도로 1심 결과가 나올 줄은) 예상하지 못 했다. 정경심 교수 건강이 좋지 않은 데다, 조 전 장관이 받을 충격까지 생각하니 개인적으로 안타깝다”고 밝혔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재판 결과에 놀랐다. 조 전 장관이 즉각 항소한다고 했으니까 (2심과 최종심 등) 재판 결과를 더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조 전 장관이 검찰개혁의 상징적 인물이긴 해도, 최종심도 아닌 가족의 1심 재판 결과에까지 공식 논평을 내놓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1심 재판부의 판결에 대한 아쉬움과 불만 섞인 반응이 나왔다. 신영대 대변인은 “재판부의 판결이 너무 가혹해 당혹스럽다. 앞으로 남은 재판 과정에서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공식 논평을 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언론의 편파적인 보도에 굴복해 확실한 유죄의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유죄 판결을 했다. 사법판단에 대한 불신을 갖게 하는 동의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항소심과 상고심에서 반드시 바로 잡힐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감정 섞인 판결로 보인다”고 평가한 뒤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항소심에서는 바로잡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동안 조 전 장관 쪽을 앞장서 방어했던 민주당 의원들도 강한 실망감을 표시했다.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법원이 위법수사와 기소를 통제해야 하는데 오늘은 그 역할을 포기한 것 같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윤석열이 판사사찰을 통해 노린 게 바로 이런 거였다. 윤석열과 대검의 범죄는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며 이번 판결은 재판부가 검찰 쪽의 ‘무언의 압박’에 굴복해 내린 것이란 주장을 폈다. 김남국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가슴이 턱턱 막히고 숨을 쉴 수 없다. 세상 어느 곳 하나 마음 놓고 소리쳐 진실을 외칠 수 있는 곳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