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지난 11월14일 마포구에서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가 주도하는 ‘누구나 참여아카데미'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김어준씨의 정치적 편파성을 문제 삼자,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김씨를 두둔하고 나섰다. 친문 방송인 김씨를 둘러싸고 서울시장 후보들 간의 신경전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최근 민주당을 탈당하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의 뜻을 밝힌 금 전 의원은 31일 페이스북에 <서울교통방송>(TBS)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서 “편향성이 극렬하고 다양하게 나타나면서 너무나 큰 해악을 끼치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시민의 뜻을 묻겠다고 밝혔다. <서울교통방송>은 지난 2월 ‘재단화’를 통해 서울시로부터 독립했으나 아직 재정적으로는 자립이 불가능한 상태다.
금 전 의원은 “원칙적으로 정치가 언론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되지만 김씨의 경우는 다르다”며 김씨가 제기한 ‘미투 운동’ 음모론을 첫번째 근거로 들었다. 금 전 의원은 “그는 성폭력 피해자들이 두려움을 떨치고 나선 미투 운동에 대해 초기부터 음모론을 제기해 피해자에게 고통을 줬다”고 말했다.
앞서 김씨는 2018년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이건(미투 운동은) 공작의 사고방식으로 봐야 보인다. 누군가가 앞으로 나타날 것이고, 그 타겟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진보적인 지지층”이라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금 전 의원은 당시에도 김씨를 향해 “진보적 인사는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어도 방어하거나 드러나지 않게 감춰줘야 한다는 말이냐”며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촉구한 바 있다.
아울러 금 전 의원은 김씨가 ‘위안부’ 생존자 이용수 할머니와 코로나19로 고통받던 대구 시민을 공격한 일도 거론했다. 금 전 의원은 “김씨의 판단 기준은 단 하나뿐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세력에 이익이 되느냐, 손해가 되느냐 여부”라고 비판했다. 금 전 의원은 “여당 중진 의원들도 그 방송에 출연하려 줄을 서서 그가 지휘하는 방향에 맞춰 앵무새 노릇을 한다”며 “김씨가 어떤 주장을 하든 그의 자유지만 서울시의 재정 지원을 받는 방송사에서 전파라는 공공재를 점유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시민들의 뜻을 묻겠다”고 약속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난달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뜻을 밝힌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우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어준은 성향은 드러내되 사실관계에 기초한다는 철학이 분명한 방송인”이라며 “끊임없이 고발당하고 제소당하지만 살아남는 비결”이라고 반박했다. 우 의원은 또 “서울시장이 되려는 사람의 목표가 시민들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가 아니라, 고작 김어준 퇴출이라니 어안이 벙벙하고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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