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홍보소통위원장이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민주당 중진들이 이낙연 대표가 제안한 전직 대통령 사면은 문재인 대통령의 짐을 덜어주려는 것이라고 옹호하고 나섰다. 이 대표의 사면 제안에 문 대통령 열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대표직 사퇴론’까지 나오는 등 비판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자칫 당의 유력 대선주자를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당원과 지지층 설득에 나선 것이다.
박수현 민주당 홍보소통위원장은 5일 <와이티엔>(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해 찬성하지 않는다”면서도 “사면을 새해 벽두에 놀랍게 꺼낸 이낙연 당 대표, 집권 여당의 당 대표의 고민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 올해 1월14일에 예정돼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재상고심 판결 이후에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사면에 대한 얘기들이 여기저기서 나올 것”이라며 “결국 문재인 대통령도 집권 5년차인 올해와 마지막으로 내년에, 집중적으로 이 문제에 부딪히게 되실 것이고, 어느 형태로든 답변을 하실 수밖에 없는데 아마 (이 대표가) 집권여당 대표로서의 고민과 대통령의 짐을 덜어드려야겠다는 고민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이해 해볼 수 있다”라고 했다.
같은 당 김한정 의원도 비슷한 해석을 내놨다. 김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사면론은 이낙연 대표가 꺼내서 공론화하는 과정이 있지만 본질적으로 문재인 대통령님의 결단”이라면서 “두 대통령의 사면은 어차피 해야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낙연 대표가 당대표로서 해야 될 일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남들이 했으면 하지만 하기 어려운 일들도 해 나가는 것이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이달 중순께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새해 기자회견과 관련해 김 의원은 “대통령이 국민통합, 또 직접 언급을 하실지 안 하실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런 전직 대통령 (사면 관련) 국민적 논란에 대해서 말씀이 있으실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 대표의 사면론을 감싼 박 위원장과 김 의원은 공교롭게도 ‘비문재인계’로 분류된다. 박 위원장은 ‘문재인 청와대’의 초대 대변인을 지냈지만 안희정 전 충남지사 추천 몫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케이스였다. 김한정 의원은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동교동 인맥이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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