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단식농성장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잠정합의안 관련 국회 농성단 긴급 기자회견에서 고 이한빛 피디의 아버지 이용관씨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왜 죽음에 차별이 있습니까.” “왜 수천명의 죽음을 외면합니까.” (7일 고 이한빛 노동자 아버지 이용관씨)
고 김용균 노동자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고 이한빛 노동자 아버지 이용관씨를 비롯해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의 유족들은 7일 국회 단식 농성장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관한 여야의 잠정 합의안을 비판하며 “안타깝고 참담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이들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이날까지 28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용관씨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백혜련 (법안심사소위원회) 위원장을 만나서 왜 죽음에 차별이 있는지, 집단 괴롭힘을 (법에서) 왜 제외시켰는지, 5인 미만 사업장은 왜 제외시켰는지 이유라도 듣고 싶었다”며 “그런데 응답이 없고 전화도 받지 않는다. 이렇게 외치는데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데 너무나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중대재해법의 세부 내용을 조율 중인
국회 법사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6일 △중대산업재해 대상에서 ‘5명 미만 사업장’ 제외 △중대시민재해 적용 대상에서 ‘소상공인’ 및 학교 제외 △법 적용 대상에서 발주처 등 삭제 △인과관계 추정 조항 및 공무원 처벌 특례 조항 삭제 등에 합의했다. 산재 피해자 유족들은 이러한 여야 잠정 합의안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미숙씨는 기자회견에서 중대재해법 잠정 합의안에 대해 “국민 71%가 이 법을 원하는데, (잠정 합의안 내용은) 그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김씨는 “우리가 자식을 잃고 추운 길바닥에서 이렇게 힘들게 (제대로 된 법 제정을 촉구)하는데도 국회의원은 왜 우리의 입장을 하나도 고려해주지 않느냐”며 “우리의 심정을 모르니까 그런 것 아닌가. 국민 수천명이 죽고, 수만명이 다치는데도 그들을 절대 이해하지 않으니까 그런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정의당도 여야 잠정 합의안에 드러난 문제를 요목조목 비판했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정의당 상무위원회에서 여야가 5명 미만 사업장을 법 적용에서 빼겠다고 한 데 대해 “내 직장 동료가 다섯명이 되지 않으면 죽어도 벌금 몇 푼, 목숨값을 내면 그만이라는 것”이라며 “일하다 언제 죽을지 모를 확률과 공포는 다섯명이 일하든 삼백 명이 일하든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도 이날 상무위원회에서 “2019년도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산재 사망사고는 494명”이라며 “최근 3년 전체 (산업)재해자 30만명 중 5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한 재해는 32.1%다. 더욱이 사망자 비중은 전체 사망자 6천여명 중 1400여명인 22.7%다. 5인 미만 사업장 적용 제외는 전체 재해의 30% 이상과 전체 사업장의 79.8%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김종철 대표는 또 발주처 관련 조항이 삭제된 데 대해서도 “이천 화재참사의 원인이 된 ‘발주처의 공기단축 지시’나 ‘공법 변경’에 책임을 묻는 조항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며 대표이사와 안전담당 이사 모두에게 산재 책임을 묻도록 하고,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법 적용 시기를 유예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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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 처벌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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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머리 맞대면 한발짝씩 후퇴하는 중대재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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