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당내 경선’ 겨냥 우상호, ‘본선’ 겨냥 박영선… 3·1절 승자는?

등록 2021-02-11 14:07수정 2021-02-11 14:36

정치BAR_노지원의 팩트하우스
박영선 후보가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를 통해 진행된 4·7 재보궐선거 ‘국민면접’에서 자신의 대표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화면 갈무리
박영선 후보가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를 통해 진행된 4·7 재보궐선거 ‘국민면접’에서 자신의 대표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화면 갈무리

우상호 후보가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를 통해 진행된 4·7 재보궐선거 ‘국민면접’에서 자신의 강점을 설명하고 있다. 화면 갈무리
우상호 후보가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를 통해 진행된 4·7 재보궐선거 ‘국민면접’에서 자신의 강점을 설명하고 있다. 화면 갈무리

“지금 야당 후보들은 주택을 몇 십만 호 늘리겠다는 불도저식 개발 공약을 경쟁하듯 내놓습니다. 저는 서울시 무주택자 ‘반값 아파트’를 약속드립니다.” (박영선 예비후보)

“많은 분들이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우상호 참 좋은데, 사람 좋고 정책도 좋은데, 이길 수 있어? 네. 이길 수 있습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를 통해 방송된 4·7 재·보궐선거 ‘국민면접’에서 박영선, 우상호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자기소개 내용입니다.

박영선 후보는 처음부터 ‘야당’을 겨냥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21분의 컴팩트 도시’라는 자신의 대표 공약도 앞세웠습니다. 반면, 우 후보는 한 여론조사를 인용하면서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정의당 등 범민주·진보 진영의 지지율 합이 43%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계보다 높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마디로 자신처럼 “진보의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고, 친서민 정책을 펼칠 수 있는” 민주당 후보라면 결국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사실상 박 후보는 야당 후보와 맞서는 본 선거를, 우 후보의 발언은 당내 경선을 각각 겨냥한 것이라는 당내 평가가 나왔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를 뽑는 경선이 한 달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경선은 국민참여 방식으로 치러집니다. 권리당원 선거인단의 온라인·자동응답방식(ARS) 투표와 일반 시민의 투표가 각각 50%씩 결과에 반영됩니다. 일반 시민 투표는 민주당이 통신사로부터 가상 번호를 받아 당원이 아닌 이들 가운데 민주당을 지지하거나 무당층인 시민을 대상으로 이뤄집니다. 투표 결과가 왜곡되지 않게 야당 지지자를 빼는 방식입니다. 투표는 26일부터 새달 1일까지 입니다. 결과는 1일 저녁께 발표됩니다. 3월1일, 누가 웃게 될까요?

지지율 앞선 박영선, ‘굳히기’ 가능할까?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후보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율곡로 선거캠프에서 ‘서울 도시공간의 대전환 - 수직정원도시’라는 주제로 세 번째 시민보고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후보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율곡로 선거캠프에서 ‘서울 도시공간의 대전환 - 수직정원도시’라는 주제로 세 번째 시민보고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굳히기 조건1 ‘어후박’ 박영선…당심은 ‘이길 수 있는 후보’로 향한다?

서울시장에 세 번째 도전하는 박영선 후보는 지난달 26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직을 수행하다 다른 부처를 포함한 개각 과정에서 장관을 내려놓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했습니다. 우 후보보다 뒤늦게 출마 선언을 했지만, 여야 후보를 통틀어 차기 서울시장 선호도에서 우세한 위치를 점한 것이 박 후보의 강점입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볼까요.

지난 7일 발표된 한국일보-한국리서치 여론조사(4~6일 실시)를 보면 응답자들 4명 가운데 1명은 서울시장으로서 가장 적합한 후보로 박 후보(25.8%)를 꼽았습니다. 안철수(19.5%)·나경원(12.9%)·오세훈(9.2%)·우상호(5.2%) 후보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또 지지 정당이 민주당이라고 밝힌 응답자 가운데 절반 이상인 59.6%가 박 후보를 선택했습니다. 우 후보를 택한 응답자는 10.1%에 그쳤습니다. 이념 성향이 진보라고 밝힌 응답자 중 절반에 가까운 49.9%도 박 후보를 택했습니다. 7.3%만 우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본선 경쟁력까지 고려하면 ‘어후박’(어차피 후보는 박영선)이라 불릴 만한 조사 결과입니다.

당 안팎에서는 박 후보가 지지율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한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시사저널-조원씨앤아이가 지난 1~2일 진행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했습니다. 범여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박 후보의 지지는 56.5%로 나타났습니다. 우 후보(22.6%)를 비롯해 열린민주당 김진애 후보(8.3%) 등의 지지를 합친 것보다 높았습니다. 또 이 조사에선 안철수 후보와 양자 대결을 할 경우 박 후보(41%)와 안 후보(36.8%)가 오차범위(±3.1%포인트)에서 경합을 벌인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국리서치·조원씨앤아이·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10일에는 박 후보가 보수 야권 단일후보와의 양자 대결, 단일화가 실패한 다자 대결 모두 우위에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와이티엔>(YTN) 의뢰 리얼미터 조사)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지표들이 박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에 맞서는 여권 후보로 나서야 한다는 점을 당 내부에 다시 각인시킨 분위기입니다. 원내 지도부의 한 의원은 “권리당원들 표심이 일반 시민들 여론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당원들은 결국) 본선 경쟁력이 더 있는 사람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박영선 후보가 지난 1일 4·7 재·보궐선거 ‘국민면접’에서 서울의 삶을 개선하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델리민주’ 화면 갈무리
박영선 후보가 지난 1일 4·7 재·보궐선거 ‘국민면접’에서 서울의 삶을 개선하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델리민주’ 화면 갈무리

■ 굳히기 조건2 집토끼 넘어 산토끼…중도층 표심 공략

앞서 박 후보가 경선보다는 본선용 메시지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그 이유를 박 후보 캠프에 직접 물어봤습니다. “100만 당원 시대에 민심과 당심은 같은 것이라고 본다. 늦게 출마한 만큼 서울시민들을 많이 만나려고 한다. 그게 당원을 만나는 것이기도 하다.”

최근 발표된 여러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대체로 이렇습니다. 박 후보는 야권 단일화 실패로 안철수 후보를 포함한 3자 경쟁 구도가 펼쳐지면 분명 유리합니다. 하지만 야권이 단일화에 성공해 양자 구도가 되면, 박 후보가 나경원·오세훈·안철수 후보와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펼치는 결과도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박 후보한테 지금 중요한 것은 민주당 지지층을 넘어선 표의 확장입니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도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해야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중도층을 공략할 수 있는 공약을 알려나가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선거일(4월7일)까지 두달 정도 남은 상황에서 관건은 중도층 표심을 움직이는 것이고 이를 통해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당 내 경선에서 이기는 방법이기도 하다는 설명입니다. 이는 박 후보가 민주당 ‘국민면접’에서 당심에 호소하기보다는 본선용 메시지를 내는 데 주력한 이유일 겁니다.

하지만 당에선 이를 두고 “100점짜리 태도는 아니다”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호랑이도 토끼를 잡을 때 최선을 다한다. 경선 때는 경선 자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후보가 당내 경선 과정을 민주당 당원과 지지층의 결속을 확실히 끌어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지지율 뒤처지는 우상호, 기회가 올까?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우상호 후보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빨간 잠망경 앞에서 열린 '청년, 우상호와 함께' 현장 간담회에서 “청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우상호 후보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빨간 잠망경 앞에서 열린 '청년, 우상호와 함께' 현장 간담회에서 “청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우 후보는 지난해 12월 중순 서울시장 선거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박 후보보다 한 달 남짓 빠른 출마 선언이었죠. 하지만 여러 여론조사 기관에서 실시한 차기 서울시장 선호도 조사에서 박 후보에게 밀리고 있습니다. ‘586 세대 정치인’을 대표하는 4선 의원이지만 박 후보에 견줘 대중적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출마선언을 일찍 한 것도 자신의 공약과 출마 이유를 알릴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우 후보 캠프에서는 당내 경선이 한 달이 채 남지 않았지만 역전의 기회를 노리는 분위기입니다. 권리당원들의 지지, 탄탄한 당내 기반을 바탕으로 ‘반등’을 기대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경선을 보름 남겨둔 시점인 10일 우 후보가 박원순 전 시장의 배우자가 남편의 ‘무고함’을 주장하며 쓴 손편지에 공개적으로 동조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당내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시켜 박영선 예비후보에게 밀리는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많습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도 ‘무리수’였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우 후보에 대한 지지율을 높이는 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라는 지적입니다. 우 후보의 초조함이 읽힙니다.

■ 반등 조건1 야권 단일화 실패

우 후보한테 역전의 기회가 오려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해보입니다.

우선 보수 야권 단일화 실패라는 외적 조건입니다. 당에선 일단 박 후보든, 우 후보든 단일화된 보수 야권 후보와 ‘일 대 일’로 붙으면 확실한 ‘승리’를 점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여론조사별로 크고 작은 차이가 있긴 한데요. 민주당 후보는 야권 단일 후보와 맞대결을 할 때보다 단일화 실패로 야권에서 2명 이상 후보가 나올 때 더 유리해진다는 조사 결과가 많습니다.

최근 기자가 만난 민주당의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국민의힘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단일화하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며 “양자 구도로 간다면 민주당이 좀 불리할 수 있지만 야권 단일화 실패로 3자 구도가 형성되면 우상호 후보에게도 전환점이 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야권 단일화 가능성을 낮게 예측한 이유에 대해서는 “야권 후보들은 서울시장을 기회 삼아 대선주자가 되려 하기 때문에 양보하기가 쉽지 않다. 개인들한테는 출마 자체도 나쁠 게 없는데 쉽게 양보를 하겠냐”라고 했습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 대표를 비롯해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시장 모두 서울시장 선거를 넘어 대선까지 바라보기 때문에 쉽게 야망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우상호 후보가 지난 1일 4·7 재·보궐선거 ‘국민면접’에서 자신의 강점을 3가지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델리민주’ 화면 갈무리
우상호 후보가 지난 1일 4·7 재·보궐선거 ‘국민면접’에서 자신의 강점을 3가지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델리민주’ 화면 갈무리

■ 반등 조건2 민주당 후보 누가 나오든 이긴다

우 후보를 지지하는 한 민주당 인사는 기자에게 이달 초 발표된 한 여론조사를 언급했습니다. 데일리안-알앤써치가 1월30일∼2월1일 실시한 조사를 보면 야권이 단일화에 실패했을 경우 실시된 가상 3자 대결에서 우상호 후보(30.4%)가 안철수 후보(28.5%)와 나경원 후보(25.5%)에 견줘 우위를 보였습니다. 국민의힘 최종 후보를 오세훈 후보로 바꾸면 우 후보(31.3%), 안 후보(28.6%), 오 후보(21.5%) 차례로 나타났습니다. 박영선 후보가 같은 야권 후보들과 가상 3자 대결을 하더라도 이긴다는 결과가 나오는데, 어쨌든 이 조사는 우 후보가 3자 대결 국면에서는 승산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조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알앤써치·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이 민주당 인사는 “(박영선·우상호 둘 중) 누가 민주당 후보가 되더라도 이긴다는 결과가 확실해지면 당내 경선이 중요해진다”며 “우 후보가 서울 지역 시의원 지지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데, 이러한 권리당원의 선호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누굴 내보내든 민주당 후보가 이길 가능성이 높은 구도가 형성되면, 우 후보에 대한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품었던 권리당원의 생각도 바뀔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 반등 조건3 여성 가산점 극복할 지지율 확보

“우 후보가 아무리 핵심 당원 중심의 조직력을 내세우더라도 뒤집기가 쉽지는 않다. 박영선 후보에게는 가산점(10%)까지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의 말입니다. 민주당 당헌·당규를 보면, 서울시장과 같은 지방자치단체장 등에 출마할 후보를 뽑는 경선에서 여성은 “본인이 얻은 득표수의 100분의 10을 가산”해 최종 결과에 반영하게 됩니다. 박 후보 입장에서는 당헌·당규에서 보장하는 여성 가산점을 굳이 포기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 후보로선 권리당원과 일반시민 투표로 이뤄지는 경선에서 박 후보에게 추가로 붙는 가산점을 극복할 수 있는 높은 득표율을 보여야 역전을 노려볼 수 있습니다.

서울의 삶을 개선하겠다는 박영선, 준비된 서울시장 후보라는 우상호. 3월1일 발표되는 민주당 경선의 문턱을 넘을 후보는 누가 될까요?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화내서 미안” 명태균에 1시간 사과 ‘윤석열 음성’…검찰이 찾을까 [The 5] 1.

“화내서 미안” 명태균에 1시간 사과 ‘윤석열 음성’…검찰이 찾을까 [The 5]

검찰·대통령실·감사원 특활비 다 깎았다…민주, 예결위서 강행 2.

검찰·대통령실·감사원 특활비 다 깎았다…민주, 예결위서 강행

[단독] 친한 “한동훈, ‘공천개입 수사’ 김 여사까지 갈 수 있다 해”…친윤에 엄포 3.

[단독] 친한 “한동훈, ‘공천개입 수사’ 김 여사까지 갈 수 있다 해”…친윤에 엄포

6·25 때 미그기 몰고 참전한 우크라 조종사들…윤석열 정부는 알고 있나 4.

6·25 때 미그기 몰고 참전한 우크라 조종사들…윤석열 정부는 알고 있나

[단독] 감사원, ‘최재해 탄핵 대응’ 간부 전원 소집…집단 반발하나 5.

[단독] 감사원, ‘최재해 탄핵 대응’ 간부 전원 소집…집단 반발하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