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왼쪽) 국민의힘 예비후보와 나경원 예비후보가 지난 16일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열린 후보 간 ‘제1차 맞수토론’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진영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야당 후보들의 공약을 언급하며 ‘생지랄 공약’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일고 있다. 페이스북에 올린 해당 글은 삭제됐다.
박 부대변인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경원·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공약을 거론하며 “1년짜리 시장을 뽑는데 생지랄 공약을 다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장기 계획도 좋지만 1년 동안 무엇이 가능한지도 따져보라”고 적었다. 나 후보가 ‘누구든 도보 10분 내 지하철 탑승’, 오 후보가 ’2032년 올림픽 유치' 등을 공약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수십년이 걸리고 조 단위 돈이 투자되는 멀고도 거창한 일을 꿈꾸지말고 고 박원순 시장이 추진하다 만 일을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에 나 후보는 “급기야 욕설까지 나왔다. 말 그대로 욕설”이라며 “이 정도면 당의 방침으로 봐도 무색할 정도다. 거의 당번을 정하다시피 하며 선거를 네거티브와 비방으로 물들이고 있다. 이낙연 대표가 이렇게 하라고 지시했느냐”라며 반발했다.
논란이 일자 박 부대변인은 “과한 표현은 사과드립니다. 바로 인지하고 삭제했는데도 참 빠르네요. 하지만 1년짜리 시장이 올림픽 유치는 너무 황당하잖아요?”라고 적었다가, “과한 표현은 사과드립니다. 반성합니다”라고 글을 재차 수정했다.
그는 지난 2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야 서울시장 후보를 싸잡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수정했다. 그는 “여야를 막론하고 서울 시장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모두 서울의 인구를 늘리고 더 키우겠다는 것이다. 서울의 고압력부터 빼라, 서울 특권주의자들아!”라고 적었다가, 20여분 만에 “야당 서울시장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글을 고쳤다. 지난해에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향해 “조롱이 도를 넘어서 이제는 광기에 이른 듯하다”며 “‘예형’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그리 하십시오”라고 논평해 논란이 일었다. 정사 ‘삼국지’에도 나오는 예형은 후한 말 선비로, 조조와 유표 등 권력자들을 끊임없이 조소하고 비판하다가 결국 황조에게 죽임을 당했다.
영남 출신인 박 부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대변인 등을 지냈고, 21대 총선에선 경기 김포을의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나섰다가 박상혁 의원에게 패했다.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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