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들을 만나 “신현수 민정수석과의 문제는 내가 잘 해결하겠으니 맡겨달라”고 말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이날 <한겨레>와 통화한 민주당 법사위원들 말을 종합하면, 박 장관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 참석 전 인사차 민주당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과 인사갈등으로 사의를 밝힌 신현수 민정수석에 대해 언급했다. 박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인사협의를 했고, 이 자리에서 윤 총장은 대검의 부장(검사장급) 인사만큼은 자신의 뜻을 반영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박 장관은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민주당의 한 법사위원은 “윤 총장이 사심이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 입장에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바꿀 수가 없다. 이 상황에서 윤 총장이 원하는 대로 검사장 인사를 하면, 마구잡이로 (정권)수사를 할 것이라고 우리는 생각했다. 박 장관도 이런 취지로 설명하면서 그냥 7일에 대통령에게 (검찰 고위급 인사) 승낙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신 수석과 조율이 된 줄 알고 재가했다는 게 박 장관의 설명이었다고 한다.
이광철 민정비서관을 통해 검찰 인사를 조율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선 박 장관이 펄쩍 뛰었다고 한다. 한 법사위원은 “이 비서관 관련 의혹에 대해선 화를 내더라. 신 수석과 이 비서관을 이간질하려는 검찰의 간계라고 했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인사과정에 대해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고, 내 생각 말하겠다. 신 수석은 지금 꼭 필요한 분이고 앞으로 소통해서 잘 해나가겠다는 취지의 얘기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예정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불출석 문제로 파행했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를 나가면서 기자들과 만나 “(신 수석의 사의표명은) 안타까운 일이고, 제가 인사과정을 제청권자로서 설명드릴 수 없는 것은 양해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신 수석에게 따로 연락을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건 없다”고 답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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