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 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19일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도입 주장에 대해 “왜 쓸데없는 데다가 우리가 전력을 낭비하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출연해 “금년에 100조원의 국채를 발행한다. 지금은 재난지원금을 말할 때이지, 기본소득을 이야기할 타이밍이 아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총리는 “아무리 좋은 것도 때가 맞아야 한다. 경제를 어떻게 살릴지 얘기할 때이지, 어떻게 나눠줄까 말할 타이밍인가”라며 “어떻게 민생을 챙기고, (또) 경제를 회복시키고 코로나가 진정되는 브이(V)자 반등을 이룰 거냐, 그리고 장기적으로 어떻게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 가고 우리 다음 세대가 우리 세대보다 더 소득도 늘어나고 더 부강한 나라가 되게 할 거냐(를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이런 것(기본소득)을 하자고 적극 지지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다”며 “국민들은 경제가 활성화되고, 노력한 만큼 소득이 생기는 것을 가장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득이라고 말하려면 어느 정도 금액이 돼야 한다. 10만원은 소득이라 하기가(어렵다)”고 주장했다.
정 총리는 ‘쓸데없는 소리라고 하면 이 지사가 화내겠다’는 진행자 발언에 “쓸데없는 소리라는 건 아니다”며 “그걸(기본소득) 얘기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오늘 내일 계속 그 얘기만 하고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지사와 대립구도로 비치는 것은 경계했다. 정 총리는 “(이 지사와) 전혀 대립하지 않는다”며 “정책 논쟁은 건강한 것이다. 논쟁 없이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면 그래서야 무슨 정치를 하겠느냐”고 말했다.
정 총리는 지난달 7일에도 ‘전 국민에게, 지역 화폐로 돈을 풀자’는 이 지사의 제안을 공개 거절하면서 “‘더 풀자’와 ‘덜 풀자’와 같은 단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급하니까 ‘막 풀자’는 것은 지혜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 등
강경 발언을 내놓았다.
정 총리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코로나 19 방역과 관련해 “(소셜버블) 검토는 하지만 확정은 아니다”며 “(5인 이상 집합금지 완화 시기가 언제가 될지 지금으로선)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3월에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다음주까지 보고 수정할지 판단해야 한다”며 “지금은 일정기간 동안 1일 신규 확진자가 1000명 정도 나와도 (병상 확보 등을) 감당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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