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2일 발표된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을 수사권이 있는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겸직 발령을 낸 데 대해 “현재 임은정 검사 본인이 수사권 갖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팀의 위증 강요 의혹을 감찰하던 임 연구관이 해당 사건의 수사와 기소를 이어가도록 겸직 인사를 낸 것 아니냐는 야당 쪽 주장에 대해선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검 감찰연구관인 임은정 검사가 흔치 않게 중앙지검 검사로 (겸직) 발령이 난 이유가 무엇이냐’는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인 김도읍 의원의 질문을 받자 “임 연구관이 희망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이 ‘대검 연구관이 수사권 갖기를 희망하면 수사권한을 다 주는 것인가’라고 묻자, 박 장관은 “이번 겸임 (인사는) 발령 법에 근거했다”고 말했다. 검찰청법 제15조 2항에 ‘검찰연구관이 고등검찰청이나 지방검찰청의 검사를 겸임할 수 있다’고 나와있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취지다.
김 의원은 또 “한명숙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당시 검찰 수사팀의 위증 강요·강압 의혹을 감찰하던 임 연구관이 이번에 수사권을 갖게 된 것이 해당 수사의 기소를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구체적으로 답변드리지는 않겠다. 더 구체적 말씀을 드리면 그 자체가 억측을 낳게 되고, 인사 상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박 장관은 또 “임 검사가 검사로서 기본 양식, 보편성, 균형감각을 잃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체회의에선 박 장관이 ‘사의파동’의 당사자인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과 갈등을 빚은 문제에 대한 추궁도 이어졌다. 국민의힘 법사위 위원들은 박 장관이 검찰 고위급 간부 인사 과정에서 신 수석과 제대로 소통하지 않은 문제를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이에 박 장관은 “제가 소통이 부족했다는 말씀은 그분 입장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씀이라고 인정한다”며 “앞으로 소통을 늘리겠다. 이번 중간 간부급 인사에서는 소통이 더 확대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선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지난 18일 법사위 불출석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당시 이 차관은 고열 등의 문제로 불출석했고, 국민의힘은 이 차관이 택시기사 폭행 사건에 대한 질의를 피하려는 핑계라고 주장하는 등 여야 간 공방을 벌이다 법사위가 파행했다. 이 차관은 “당시 아침 상황은 설사를 동반한 고열이 있었고, 방역 수칙상 국회를 올 수가 없는 상황이라 불가피하게 불출석했다”며 “저의 개인적인 건강관리 문제로 국회 일정이 파행된 것에 대해 거듭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박 장관은 택시기사 폭행 사건 수사가 끝날 때까지 이 차관을 직무에서 배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야당 쪽 질의에 “(폭행 사건은) 차관 재직 전의 일”이라며 “그 사건이 차관직을 수행한다거나 장관직을 보조하는 데 있어 영향을 안 미칠 것이다. 제가 영향을 받지도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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