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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나경원·오세훈 설전 “절대 못해” “할 수 있어”…토론승자는 ‘나’

등록 2021-02-23 18:03수정 2021-02-23 20:29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3차 맞수토론
국민의힘 오신환(왼쪽부터), 나경원, 오세훈, 조은희 서울시장 경선후보가 2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3차 맞수토론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오신환(왼쪽부터), 나경원, 오세훈, 조은희 서울시장 경선후보가 2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3차 맞수토론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시기상조다”(나경원)

“실현 가능한 공약인가?”(오세훈)

두 예비후보는 상대편 공약의 현실성을 파고들었다. 나 후보가 “할 수 있는 게 있다”고 반박하면, 오 후보가 공약이행을 위해 제시된 재원을 “만들지 못할 것”이라고 잘라 말하며 재반격을 가했다. 2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3차 맞수토론’에서 경선 우위 판세를 굳히려는 두 후보 간 신경전이 고조됐다. 두 후보가 경선 토론 일정에서 토론 맞대결을 벌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나경원-오세훈’, ‘오신환-조은희’ 후보 간 맞대결로 진행된 이날 토론에선 보궐선거로 당선된 시장의 잔여임기가 1년2개월로 짧은 점을 들어 상대편 공약의 이행 가능성을 따지는 질의에 집중됐다.

나 “예산 다이어트” 오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나경원-오세훈 맞수토론’에선 먼저 오 후보가 나 후보의 공약을 ‘퍼주기 공약’이라며 공격을 시작했다. 오 후보는 “이번 서울시장은 보궐선거를 통해 1년짜리 시장에 취임하게 된다. 나 후보가 현금을 나눠주는 형태의 복지정책을 많이 냈는데, 1년 내에 실현 가능한 공약이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나 후보는 “지금 할 수 있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맞서며, 서울시 예산의 ‘세출 구조 조정’을 통한 기금으로 코로나19 위기에 빠진 소상공인 등에게 최대 5000만원까지 대출해주는 이른바 ‘숨트론’(숨통트임론) 공약을 예시로 들었다. 이에 오 후보가 다시 “기금 6조원은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고 묻자, 나 후보는 “코로나19 극복 때까지 6조원이 필요한 것이고, 지금 당장 필요한 건 2조원”이라며 “시장의 결단을 통한 예산 다이어트(절감)”를 통해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러자 오 후보는 “결국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라며 “단언컨대 (1년 안에) 2조원을 못 만든다”고 잘라 말했다.

나 후보는 오 후보의 복지 공약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반격에 나섰다. 나 후보는 가구 소득이 ‘중위소득 100% 이하’일 경우 중위소득과의 차액의 절반을 지원하는, 오 후보의 ‘안심소득’ 공약을 거론했다. 나 후보는 “복지 예산이 엄청 늘지 않고는 지금 당장 하기 힘들다. 코로나 위기에서 과연 가능할까 재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3년 동안 200가구에게 시범적으로 시행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집권을 통해 기본소득을 시행하면 나라가 절단나는데, 이에 맞설 안심소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 “세종시도 주민투표 붙이냐” 오 “총선 패배 책임져라”

국민의힘 서울시장 유력 후보로 꼽히는 두 사람은 경선 우위를 점하기 위해 상대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며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나 후보는 전날 오 후보가 <문화방송>(MBC) ‘백분토론’에서 국회의사당 세종시 이전 문제에 대해 “공론화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그 말을 듣고 든 생각이 (오 후보가 시장 시절 추진한) 10년 전 무상급식 주민투표였다. 또 이것(국회 이전 문제)마저 편 가르고 시민들 사이에 왈가왈부 이야기가 나오게 할 것이냐”며 “과연 소신이 뭔지, 왜 중요한 건 번번이 미루는지 듣고 싶다”고 쏘아붙였다.

오 후보는 나 후보가 당에 드리운 강경보수 이미지가 지난해 ‘총선 참패’의 주요 원인이란 점을 상기시켰다. 오 후보는 “제가 (‘백분토론’에서 나 후보에게) 말한 속뜻은 장외투쟁을 열심히 한 것을 비난한 것이 아니라 그 결과 얻어낸 게 없던 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정치는 결과책임”이라고 말했다. 나 후보가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시절 선두에 섰던 대여공세의 결과가 지난해 4월 ‘총선 패배’였다는 주장이다. 오 후보는 전날 4인 합동으로 진행된 ‘백분토론’에서도 나 후보를 향해 “강성보수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의 투톱이 당을 운영한 결과가 지난해 총선 결과였다”고 말했다.

오신환 ‘반반아파트’ 조은희 ‘경부선 지하화’ 현실성 공방

또다른 맞대결 조합인 ‘오신환-조은희 후보’ 토론에서도 공약 현실성에 대한 공방이 오갔다. 오신환 후보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통해 공원 등을 짓는다는 조 후보의 대표 공약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오신환 후보는 “도로 지하화는 20년 정도 해도 될까 말까인데, 서울시 전체를 공사판으로 만들려는 것이냐”며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는 조 후보가 구청장 공약으로 내건 것인데 7년 동안 못하지 않았나. 이번 선거로 뽑힌 시장 임기는 1년2개월인데 재선을 통해 5년 동안 한다고 해도 못한다. 비현실적인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조 후보는 오신환 후보의 ‘반반아파트 3만호 공급’ 공약을 공격했다. ‘반반아파트’는 무주택자와 청년에게 시세의 절반 가격에 아파트를 분양하고, 되팔때 매매 차익을 절반까지 보장하겠다는 오신환 후보의 주택공급 대표 공약이다. 조 후보는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주택을 7만7000호 공급했는데 3만호라는 건 언 발에 오줌 누기”라며 “게다가 아무리 선거 때문에 다급하다고 해도 그린벨트를 보호해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와 똑같은 방식으로 태릉골프장, 용산 (미군기지) 캠프 킴 부지에 주택을 짓겠다는 것은 패러다임을 바꾸지 못하는 낡은 사고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오신환 후보는 “(조 후보가 ‘발상의 전환’이라고 말하는) 차고지, 공영주차장 등에 빈땅이 있으면 지금 지었지 왜 안 지었겠나. 그건 발상의 전환이라고 하는 게 아니라, 비현실적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시장 자질을 두고도 두 후보 간 설전이 오갔다. 공약 현실성을 다투던 중 조 후보가 “오 후보님이 시의원을 하셔서 행정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것 같다”고 말하자, 오신환 후보는 “저는 시의원만 한 게 아니라 국회의원을 두번 했다. (조 후보가) 구청장만 해서 생활밀착형 공약은 훌륭하다. 그런데 이번 서울시장은 단순히 행정가만의 역할이 있는 게 아니라 야권 통합 정치, 정치적인 부분들도 같이 가져 가야 된다”며 맞섰다.

마지막 맞수토론이었던 이번 토론에서 당원과 시민 1천명이 선택한 토론 승자는 조은희·나경원 후보였다. 나 후보는 4명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1~3차까지 진행된 맞수토론에서 모두 승리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6일과 새달 1일에 4인 합동토론회를 연 뒤, 여론조사(3월2~3일)를 거쳐 4일 최종 후보를 발표한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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