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짜장면 위 완두콩은 안되겠다”는 ‘시대전환’ 조정훈의 광폭행보

등록 2021-02-25 15:48수정 2021-02-25 16:46

야권과 정책대담, 여권과는 후보단일화
‘짜장면 위 완두콩’ 언급 뒤 조정훈 의원실에서 장난 삼아 만든 합성사진. ‘훈두콩’이란 ‘조정훈+완두콩’을 의미한다. 조정훈 의원실 제공
‘짜장면 위 완두콩’ 언급 뒤 조정훈 의원실에서 장난 삼아 만든 합성사진. ‘훈두콩’이란 ‘조정훈+완두콩’을 의미한다. 조정훈 의원실 제공

4월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두고 치러지는 각 정당의 경선전이 막바지에 이르는 가운데 최근 가장 ‘광폭 행보’를 보이는 이로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꼽힌다. 조 의원은 특히 야권 후보들과도 잇따라 정책 토론을 벌이며 활발하게 접점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중도 외연 확장을 추구하는 야권 후보들과, 여야 대립 구도에서 벗어난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하는 조 의원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일치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조 의원은 24일 여의도 정치 카페 ‘하우스’에서 국민의힘 소속인 오신환 후보와 정책 대담을 갖고, 참신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는데 주력했다. 조 의원은 “서울시장에 도전하시는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서 10년째 재방송되는 드라마를 다시 보는 느낌이 들었다”며 “대한민국 수도 서울이 어떻게 바뀌어야 되는지 의미있는 공약과 담론을 내놓고 싶어 (출마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오신환 후보도 “국민의힘에서 제가 최종 후보가 되고, 제3지대에서 금태섭 후보가 되고, 또 여권에서 조정훈 의원이 후보가 된다면 미래지향적인 선거가 되지 않겠느냐”며 “조 의원의 공약들을 보면서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찾았을까 싶을 정도로 참신했고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다”고 화답했다. 당내 경선에서 나경원·오세훈 후보를 추격해야 하는 오신환 후보와, 시대전환이라는 소수 정당 소속인 조정훈 의원이 70년대생이라는 세대적 공통점을 바탕으로 기존 후보들에 대한 견제를 시도한 것이다.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조정훈(왼쪽) 시대전환 의원과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오신환 전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하우스 카페에서 정책대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조정훈(왼쪽) 시대전환 의원과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오신환 전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하우스 카페에서 정책대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조 의원은 오는 27일에는 국민의힘 소속 나경원 후보와도 만날 예정이다. 나 후보는 경선 초반 ‘짬짜면론’을 내세우며 강경 보수의 정체성을 강조했지만, 최근 들어 우파 색깔 빼기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나 후보는 앞서 금태섭 전 의원과 남산에서 함께 걸으며 서울 시정에 대해 대화했고, 참여정부에서 일했던 진대제 전 장관을 고문으로 영입했다.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국민의힘 최종 경선이 100% 여론조사 방식으로 이뤄지는 만큼, ‘집토끼’ 만으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야권 후보들에게 참신성과 중도 이미지를 안겨준 조 의원은 이런 만남을 통해 좌우를 넘어선 실용주의 리더십 이미지를 쌓고 있다. 서울시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여야를 넘어 시장 후보군을 접촉해 정책 방향을 이끌어간다는 것이다. 앞서 조 의원은 국회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영업상 손실을 입은 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상제를 주장한 바 있다. 이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헌법 규정을 들어 조 의원의 제안에 힘을 실었고, 정부·여당이 입법에 착수하게 된 바 있다. 이같은 정책 추진 과정과 마찬가지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정파 구도 넘어서 ‘정책 솔루션’을 제공하는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셈법이다. 조 의원은 <한겨레>에 “서울 시민을 위한 대리인이 되겠다는 포부로 보궐선거에 나섰다. 서울 시민의 삶이 바뀌는 데에 여야 대립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

조 의원 쪽은 야권 후보들과의 정책 토론을 ‘주 4일제’ 등 공약의 선명성을 알리는 무대로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조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출신으로 원내 입성한 ‘정치적 뿌리’ 탓에 ‘반문연대’를 기본 정서로 하는 제3지대 단일화엔 끼기 힘들고, 열린민주당 김진애 후보와의 ‘도토리 키재기’ 경선으로는 흥행을 담보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여야 모든 후보들에게 개별적으로 문호를 열 수밖에 없는 처지였던 셈이다. 조 의원 쪽 관계자는 “경선을 치르며 함께 주목 경쟁을 벌일 무대 자체가 없다는 점이 그간 답답했었는데, 주 4일제 등 선명한 공약들이 여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여야 후보들이 조 의원에게 응답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조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 나경원·오세훈 후보와 제3지대 경선을 벌이고 있는 안철수·금태섭 후보 등에게 공개 질의를 보내 정책 토론을 요청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외연확장의 필요성이 가장 큰 나 후보가 정책 토론에 응한 셈이다.

그러나 조 의원이 이렇듯 존재감을 보여줄 시간은 많지 않다.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 시한이 3월8일로, 불과 열흘 남짓 남아있기 때문이다. 당초 조 의원은 “짜장면 위 완두콩 같은 구색 맞추기는 하지 않겠다”며 보궐선거 완주 의사를 밝혀왔다. 그러나 조 의원이 의원직을 잃을 경우 시대전환은 원외정당으로 전락하게 된다. 원내정당이 누리는 경상보조금 등 각종 혜택과 국회에서의 발언권 등을 고려하면, 승산이 희박한 본선에 의원직을 걸기엔 너무나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이에 조 의원은 이날 오후 “저와 시대전환은 민주당과 열린민주당과 함께 하는 3자 단일화 협상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 검찰총장이 했던 말 돌려줬다…‘김건희 방탄 인사’ 비판 봇물 1.

윤석열 검찰총장이 했던 말 돌려줬다…‘김건희 방탄 인사’ 비판 봇물

검찰 인사 뒤 ‘김건희 쓰나미’ 몰려온다…무슨 수로 감당할까 [막전막후] 2.

검찰 인사 뒤 ‘김건희 쓰나미’ 몰려온다…무슨 수로 감당할까 [막전막후]

“주한미군 철수 조건으로 ‘핵개발 허용’ 요구하면 트럼프 설득될 수도” 3.

“주한미군 철수 조건으로 ‘핵개발 허용’ 요구하면 트럼프 설득될 수도”

노란봉투법 거부 윤 “노동약자법 제정, 노동법원 설치 추진” 4.

노란봉투법 거부 윤 “노동약자법 제정, 노동법원 설치 추진”

‘윤 탄핵행 급행열차’ 암시한 이준석 “검찰 인사, 마지막 몸부림” 5.

‘윤 탄핵행 급행열차’ 암시한 이준석 “검찰 인사, 마지막 몸부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