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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창당 생각 추호도 없다” 김종인, 금태섭 만나 무슨 얘기 나눴나

등록 2021-04-16 16:03수정 2021-04-16 16:49

배석자 없이 조찬회동…“유세 도와준 것 고마워서 자리 마련”
본인 직접 나서진 않아도 ‘금태섭 주도 창당’ 작업 지원할 수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금태섭 전 무소속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조찬 회동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금태섭 전 무소속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조찬 회동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기자: 창당 가능성이 있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내가 뭐하려고 새로운 정당을 만드나. 사람이 정당을 만들려면 특별한 정치적 목적이 있어야 될 것 아닌가. 내가 무슨 목적이 있다고 정당을 만드나.

기자: 당을 만들 생각이 있나?
김종인: 나는 그런 생각 추호도 없으니까 나한테 그런 질문을 하지 말라.

기자: 금태섭 전 의원이 창당하면 도와줄 건가?
김종인: 금태섭 전 의원이 당을 만들지 안 만들지는 내가 모르는 것이고, 그것에 대해 내가 뭐라고 코멘트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오전 금태섭 전 의원과 만난 뒤 신당 창당 관련 질문에 “당을 만들 생각이 없다”며 거듭 손사래를 쳤다. 김 전 위원장 특유의 강한 부정인 “추호도 없다”는 표현도 나왔다. 김 전 위원장과 금 전 의원 모두 이날 회동을 ‘편한 사적인 만남’이라고 설명했지만 신당 창당과 관련한 구체적 논의가 오갔을 가능성이 크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양식당에서 만나 1시간 동안 배석자 없이 식사를 함께했다. 금 전 의원은 회동 뒤 기자들을 만나 “오늘 그냥 개인적으로 만난 것이라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 여러 가지 말씀을 드렸고, 좋은 말씀 많이 들었다”고 짧게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번 만남이 “지난 4·7재보궐선거 때 금 전 의원이 오세훈 당시 후보 유세를 도와준 것이 고마워 밥 한 끼 (식사)를 (내가) 제안해 만들어진 자리”라며 지나친 의미 부여를 경계했다. 쏟아지는 창당 관련 질문에 대해서는 직접 나서서 신당을 만들진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본인이 나서진 않아도 금 전 의원이 주도하는 창당 작업을 지원할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볼 수 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만남에서 향후 정치 계획을 설명하며 김 전 위원장의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금 전 의원이 창당 구상을 밝혔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금 전 의원이 국민의힘 주도의 야권 재편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며 세력 구축 움직임에 착수하면서 두 사람이 본격적으로 ‘정치 세력’으로 뭉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 전 의원은 이날 회동 뒤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제3지대의 중도, 이런 당이 아니라 기존 정당을 대체할 당을 만드는 게 내 생각이다. 영국의 노동당이 자유당을 대체한 게 그 사례”라고 말했다. 민주당-국민의힘과 공존하며 경쟁하는 제3당이 아니라 거대양당을 대체하는 새로운 당을 말하는 것이다. “제3지대라는 거는 없다. 무슨 제3지대가 있겠냐”는 김 전 위원장의 이날 발언과도 맥을 같이 한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바로가기 : 금태섭 “국민의힘 주도 통합엔 참여 않겠다”…제3지대 창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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