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6일 임혜숙(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준영(해양수산부)·노형욱(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밝히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임명 강행을 위한 청문보고서 단독 채택에 부담감을 드러내며 청문 절차를 마쳐야 하는 오는 10일까지 야당을 최대한 설득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청와대에 3개 부처 장관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쪽으로 당론을 모았다.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어려운 많은 의혹과 문제점이 마구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라며 “문재인 정부에서 야당 패싱한 장관급 인사가 4년 만에 29번이다. 독선과 오만의 이정표”라고 비판했다. 특히 가족 동반 출장과 다운계약서 작성 등으로 논란을 빚은 임 후보자와 부인이 ‘도자기 밀수’ 의혹을 받고 있는 박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낙마 의지가 크다. 강민국 원내대변인은 의총 뒤 “부적격 3인방의 지명 철회를 요구한다”며 “대통령이 이에 응답하지 않는다면 국민의힘은 국민의당·정의당과도 초당적으로 협의해 정부의 독주에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날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하기로 예정됐던 국회 과방위·국토위 전체회의가 줄줄이 취소됐다. 정의당도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어 임 후보자와 박 후보자에 대해선 지명철회를, 노 후보자에 대해선 청문보고서에 부적격 의견을 명시하자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겉으로는 “세 후보자 모두 큰 문제가 없어보인다”면서도 단독 처리는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책조정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청문보고서) 단독 채택은 최대한 지양하고, 우선 상임위 (논의를) 존중하겠다”며 “(청문보고서 처리시한까지도) 협의가 전혀 안 되면 내부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야당을 ‘패싱’하고 30번째 장관을 임명할 경우 또 다시 독선과 오만의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김부겸 총리 인사청문회까지 얽혀있기 때문에 우리가 단독처리하는 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4·7 보궐선거 이후에 어쨌든 바뀐 모습을 보여준다고 했는데 단독 처리하게 되면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비판을 받는다는 것도 잘 안다”며 “처리시한까지 최대한 야당을 설득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회가 청문보고서를 채택한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을 임명했다.
서영지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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