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새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이준석 국민의힘 새 대표가 당선 다음날인 지난 12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전격 회동하고 합당 관련 의견을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당선 뒤 신속하게 야권 통합 작업에 돌입하면서 당내 불안감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3일 “두 대표가 전날 상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회동했다”며 “야권 통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안 대표도 이날 <한겨레>에 “정치 선배로서 배려해주는 차원에서 만났다. 두 사람만 30여분 정도 덕담을 나눴다”고 전했다.
이날 회동은 이 대표가 안 대표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제안했으며 두 사람은 수락산 근처 한 카페에서 배석자 없이 만났다. 두 사람 모두 상계동 주민이다. 회동에서 합당 관련된 이야기가 오가던 중, 안 대표는 통합 의지를 강조했다고 한다. 두 대표는 오는 16일쯤 당 대표 공식 회동을 통해 통합 관련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 대표는 국민의당이 합당 논의를 이어가는 와중에 별도의 전국 지역위원장 공모에 나서자 “소값은 후하게 쳐 드리겠지만, 갑자기 급조하고 있는 당협 조직은 한 푼도 쳐 드릴 수 없다”고 날을 세운 바 있다. 이 때문에 이 대표 당선 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사이 합당 논의가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안 대표가 지역위원장 임명 안건을 보류하자 이 대표는 “전향적 검토를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환영했다. 이어 “대표가 된다면 안 대표 자택과 저희 집 사이에 있는 동네 명소에서 차 한잔 모시겠다. 같은 상계동 주민으로서 허심탄회하게 합당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약속에 따라 국민의힘 대표 취임 뒤 안 대표를 바로 만난 것이다.
이 대표와 회동을 마친 안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치 변화는 시대정신”이라며 “변화의 시작은 제1야당에서 시작됐지만, 변화가 성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책임은 여야 정치권 모두에게 주어졌다. 정치권 전체가 비전과 혁신 경쟁에 나섬으로써 이번에 분출된 역동적 정치 에너지를 잘 살려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윤석열 전 검찰총장으로부터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오늘 아침 당 대표 취임을 축하한다는 내용의 문자 메세지가 와서 나도 감사하다는 답문자를 보냈다”며 “이전엔 윤 전 총장과 중간에 다른 사람을 거쳐 소통했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직접 소통했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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