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8일 충북 청주시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제2공장에서 열린 K-배터리 발전전략 보고 'K-배터리, 세계를 차지(charge)하다'에서 관련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최근 5년간 두 배로 커졌고, 2025년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2030년까지 ‘명실상부한 배터리 1등 국가’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연구개발 투자의 최대 50% 세액공제 등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을 뼈대로 한 ‘케이(K)-배터리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충북 오창에 있는 엘지(LG)에너지솔루션 공장을 방문해 “배터리는 미래산업의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발전전략을 내놨다. 엘지에너시솔루션은 전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25.9%)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문 대통령은 “전세계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30년이 되면 현재의 여덟 배에 달하는 3500억 불의 시장이 될 전망”이라면서 “엄청난 기회이며, 동시에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탄소중립의 열쇠도 배터리에 있다. 전기차를 비롯해 미래 수송 수단의 핵심이 될 배터리 기술의 발전은 한국 경제를 선도형 경제로 전환시키는 핵심 동력”이라고 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K-배터리 발전전략’은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 지원 연구개발 사업 추진 △민관합동 연구개발 혁신펀드 조성 △배터리 회수체계 마련 등 사용후 배터리산업 육성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 5월 ‘K-반도체 전략’에 이어 전세계 공급망 확보 경쟁에 대응하는 두번째 국가핵심산업전략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반도체·배터리·백신 등 3대분야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설비투자 세액공제 최대 20% 등 지원을 확대하기로 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투자 유치를 넘어 자국 배터리 기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글로벌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연이어 배터리의 자체 생산을 선언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전략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2011년, 일본을 넘어 소형배터리 시장 점유율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중대형 배터리에서도 중국과 선두 각축을 벌이고 있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다. 2030년까지 ‘명실상부한 배터리 1등 국가’가 되는 것”이라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5월에는 미국에서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뒤 귀국하는 길에 조지아주에 있는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도 방문해 배터리 산업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미 백악관이 지난달 낸 반도체·배터리·의약품 및 희토류에 대한 공급망 분석 결과 보고서를 보면, 배터리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유망 산업이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핵심수단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만큼 전세계 경제 경쟁에서 배터리 산업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2020년 기준)은 한국 44.1%, 중국 33.2%, 일본 17.4% 순이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경제는 세계시장의 변화를 기회로 만들며 발전해 왔다”면서 “이제 배터리 산업이 ‘제2의 반도체’로 확실히 성장하여 대한민국의 더 큰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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