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6일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코로나19 백신을 보내준 것에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베네트 총리에게 “한국은 방역에서 비교적 성공했고, 이스라엘은 접종에서 모범을 보인 국가이므로 서로의 경험을 공유한다면 코로나에 더욱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먼저 베네트 총리의 취임 축하와 함께 “이스라엘이 제공한 70만회분의 백신이 이번주부터 국내 접종에 활용되고 있다”면서 “백신 교환이 양국간 우정과 신뢰를 더욱 두텁게 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신 수급 시기가 국가별로 다른 상황에서 한국과 이스라엘의 백신 교환은 국제 협력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며, 양국 간 백신 분야 협력이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한국은 지난 6일 이스라엘로부터 화이자 백신 70만회분을 공급받고, 이를 9월∼11월까지 순차적으로 반환하는 ‘백신 스와프’ 협정을 맺었다고 밝힌 바 있다. 짧은 시간 안에 백신 접종이 가능한 보건 인프라를 가진 한국이 유효기간이 임박한 이스라엘 백신을 받아 접종하고 나중에 돌려주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 백신을 받아 수도권에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와중에 34만회분을 서울·경기 지역에 공급하는 등 요긴하게 썼다.
베네트 총리는 “양국이 백신을 통해 서로 도울 수 있어서 기쁘다. 한국은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초기부터 코로나 위기를 잘 관리한 모범적인 사례”라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베네트 총리는 또 “한국의 방역 전문가를 추천해주시면 한국의 경험을 전수받고 싶다. 델타 변이 등 코로나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한국이 어떻게 대응했는지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을 일찍 도입해 접종률이 63%에 이르는 이스라엘은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다시 확진자가 세자릿수까지 늘어나고 있다. 다만, 신규 확진자는 늘어도 백신 접종률이 높아 중환자나 사망자는 줄어든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이번 통화는 베네트 총리가 지난달 13일 취임한 뒤 양국 정상 간 처음으로 이뤄진 대화다. 백신 교환을 포함한 코로나19 대응 공조 및 양국간 실질 협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방역에서 비교적 성공했고, 이스라엘은 접종에서 모범을 보인 국가이므로 서로의 경험을 공유한다면 코로나에 더욱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베네트 총리는 “이스라엘과 한국은 기술혁신 강국으로 협력의 여지가 많다. 편리한 시기에 문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한다면 큰 영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내에 앞으로 도입될 백신 물량이 충분해 이스라엘로부터 추가 백신 교환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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