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전북 군산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열린 재가동 협약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전북 군산을 찾아 현대중공업 군산 조선소 재가동을 위한 협약식에 참석했다. 대선을 2주 앞두고 이뤄진 문 대통령의 호남 방문에 국민의힘은 “텃밭 표심을 챙기는 행보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군산조선소에서 열린 재가동 협약식에서 “군산이 회복과 도약의 봄을 맞게 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군산조선소 재가동으로 전북 지역과 군산 경제는 살아날 것”이고, “완전 가동되면 최대 2조원 이상의 생산 유발효과가 창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군산조선소를 2023년 1월부터 재가동하기로 전라북도와 군산시와 협약을 맺었다. 조선업 불황으로 2017년 7월 가동이 중단된 지 4년 7개월 만이다. 정부는 조선업 생산인력 양성을 위한 비용을, 전라북도와 군산시는 조선소 재가동 뒤 3년 동안 물류비의 60%를 지원하기로 했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는 “올 연말까지 운영에 필요한 사전 준비 작업을 완료하고 2023년부터 약 750명의 인력을 모아 연간 10만톤 규모의 대형 컨테이너 블록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24일 전북 군산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재가동 협약식이 열렸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협약식에서 “군산조선소의 재가동이야말로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완전한 부활을 알리는 상징이 될 것”이라며 “군산의 봄소식을 임기가 끝나기 전에 보게 되어 매우 기쁘다. 군산조선소의 재가동에 이르기까지 우리 정부가 함께 했다는 사실도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군산 방문은 대선을 13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이뤄졌다. 특히 민주당에 대한 호남 민심이 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뤄진 문 대통령의 호남 방문을 두고 국민의힘은 “선거 개입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번 방문이 순순한 민생행보라는 설명은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며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 부산 지역을 방문했을 때 민주당은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방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말년답지 않은 지지율을 악용해서 민심에 교묘히 영향을 끼치려 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문 대통령은 지금 누리는 지지율이 뭘 잘해서가 아니라, 코로나 비상 시국이라는 특수성 때문임을 잊지 말고 자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의 이번 군산 방문은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신혜현 청와대 부대변인은 “문 대통령에게 군산은 ‘제일 아픈 손가락’이었다”며 문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과 임기 초반 계속해서 군산조선소를 계속 가동하기 위한 방안을 찾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대선 시기 대통령 행보에 대해 “방역과 민생경제를 챙기는 행보를 마지막까지 계속하겠다는 차원”이라고 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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