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50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국무회의에서 새달 초부터 내각과 대통령실의 인사 개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할 장관들과 대통령실 참모들을 내보내면서 대대적인 인적 교체가 있을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비공개 시간에 “다음주부터 떠나는 분들이 있을 것 같다. 물러나는 분들은 일을 잘해서 당에서 부르는 것이니 너무 섭섭해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한 참석자는 한겨레에 “윤 대통령이 ‘다음주 중 발표될 것이고, 바뀌실 분들은 연락이 갈 것’이란 취지로 언급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윤 대통령이 ‘나는 한번 같이 일을 하면 금방 내치거나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언급하면서 대상자들을 격려하는 발언이었다”고 했다.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날 부처 행사에서 “오늘 국무회의에서 부처를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개각이 임박했다는 말씀을 대통령, 인사권자가 직접 하셨다”고 말했다고 한다.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 수석급 참모 다수와 19개 부처 장관 중 10명가량이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실상 ‘윤석열 정부 2기’의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역 의원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원외 인사인 원희룡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총선 출마가 확실시된다. 이들의 후임으로는 각각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심교언 국토연구원장,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등이 거론된다.
국민의힘에서 ‘총선 간판급’으로 기다리고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임으로는 박성재 전 서울고검장, 길태기 전 서울고검장 등이 언급된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총선 출마에 따른 교체설과 장관 유임설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고용노동부(이정식)·중소벤처기업부(이영)·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종호)·농림축산식품부(정황근)·해양수산부(조승환) 장관도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실의 개편 시점은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순방 출국 전인 12월 둘째 주가 유력하다. 새 정무수석에는 한오섭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장이, 홍보수석에는 이도운 대변인이, 시민사회수석에는 황상무 전 한국방송(KBS) 앵커가 발탁될 것으로 보인다. 또 경제수석에는 박춘섭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사회수석에는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기존에 사회수석이 맡아온 분야 가운데 환경·노동·복지를 떼어내 새 수석을 신설하고, 과학기술수석 또한 새로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김미나 배지현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