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의 바통을 이어받게 된 정태호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은 정무와 정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386 참모’이다.
참여정부 들어 전임 청와대 대변인들이 언론인 출신이거나 홍보 업무를 담당해본 경험이 있었던 데 반해 정 대변인 내정자는 홍보 경험이 전혀 없다. 대신 참여정부 정책의 흐름을 잘 알고 있고, 오랜 국회의원 보좌관 생활을 통해 정무적 감각을 갖추고 있으며 정치권내 폭넓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력 면에서 정 비서관의 대변인 발탁은 특이한 경우”라며 “정책 및 정무 분야에서 능력을 검증받았기 때문에 대변인으로 기용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정 내정자는 1991년부터 1999년 미국 유학을 떠나기 직전까지 8년간 이해찬 의원 보좌관으로 일해왔기 때문에 ‘이해찬 사단’으로도 분류된다. 미국 뉴욕주립대 행정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 정 내정자는 ‘이해찬 의원실’에서 ‘민주당 정책위’로 소속을 바꾸면서 자연스럽게 ‘노무현 참모’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특히 민주당 정책위 기획예산 전문위원을 지내면서 노무현 후보 선대본부에 참여, 정책본부 전문위원으로서 ‘150대 핵심공약’을 기획하고 이를 책임집필하기도 했다. 이후 정 내정자는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을 거쳐 참여정부 청와대에 합류, 정무기획 행정관 및 비서관, 정책조정비서관, 기획조정비서관 등을 맡아왔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82학번인 정 내정자는 ‘청와대 386 참모’ 가운데 한 명으로, 80년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두차례, 총 3년6개월간 투옥되는 등 적잖은 우여곡절도 겪어왔다. 대학 4학년 때인 지난 1985년 미 문화원 점거사건 당시 ‘광주사태 토론회’ 개최를 둘러싼 미 대사관 쪽과 서울대 학생회간의 협상대표로 참가했고, 같은해 9월 ‘서울대 삼민투 사건’으로 구속돼 1988년 2월까지 복역했다. 1989년에는 노동운동을 하다 또다시 구속돼 10개월간 형을 살기도 했으며, 1990년부터 1991년 ‘이해찬 의원 보좌관’이라는 직업을 갖기 전까지는 공장 노동자로 노동운동에 투신한 적도 있었다.
△경남 사천(43) △인창고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뉴욕 주립대 행정학 석사 △이해찬 의원 보좌관 △대통령직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 △청와대 정무기획·정책조정·기획조정비서관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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