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장제도·조세의 소득분배 개선율
조세 등 통한 소득 불평등 개선율 3.2%
OECD 평균 26%에 크게 못미쳐
OECD 평균 26%에 크게 못미쳐
참여정부가 출범 직후부터 분배정책을 강조해 왔지만, 실제 소득분배의 개선 정도는 매우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양극화가 급격히 진행된 데 비해 사회보장제도와 조세의 소득 재분배 기능은 미흡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재정경제부가 22일 김대중 정부 5년(1998~2002년)과 노무현 정부 3년(2003~2005년)을 대상으로 사회보장제도와 조세를 통한 소득 재분배를 거치기 전과 그 이후의 소득 불평등(지니계수) 개선 효과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김대중 정부 5년간 평균 개선율은 2.3%였으며, 노무현 정부의 평균 개선율은 이보다 약간 높은 3.2%에 그쳤다.
구체적으로 보면, 참여정부 3년간 세금을 납부하고 사회보장비를 지원받기 전에 측정한 ‘시장소득 지니계수’는 평균 0.311, 그 이후 측정한 ‘가처분소득 지니계수’는 평균 0.301로 소득 불평등 개선율이 3.2%였다. 김대중 정부 때는 0.318에서 0.310으로 2.3% 개선됐다. 지니계수는 계층간 소득 불평등 정도를 계량화한 수치로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개선율은 선진국에 견줘 매우 낮은 것이다. 재경부 자료를 보면, 스웨덴과 독일은 개선율(2000년 기준)이 각각 35.5%와 30.8%였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5개국 평균은 26.1%였다. 선진국 가운데 사회보장이 상대적으로 약한 미국과 일본의 개선율도 각각 17.6%와 14.4%였다.
참여정부 들어서도 여전히 소득 불평등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계층간 양극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데 반해 정부의 재분배 정책은 미흡하기 때문이다. 재경부는 “세계화·정보기술화 등 경제환경 변화와 산업·고용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성장의 고용창출 효과가 떨어지면서 성장의 소득분배 개선 효과도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복지예산이 기대했던 만큼 크게 늘지 않은 점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참여정부의 복지예산 증가율은 전체 예산 증가율보다는 높지만, 김대중 정부 때보다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대중 정부 때 복지예산(사회복지·보건 분야)은 1997년 21조원에서 2002년 37조9400억원으로 5년간 16조9400억원 늘어 연평균 16.1% 증가했다. 이에 비해 노무현 정부의 복지예산은 2002년 37조9400억원에서 2007년 61조3800억원으로 5년간 23조4400억원, 연평균 12.4% 증가했다.
하준경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참여정부에서 분배와 관련된 말은 무성했으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탓에 정책 추진력이 떨어졌다”며 “정부가 ‘비전 2030’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이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된다는 정책 청사진을 보여주는 노력을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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