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21일 선관위의 선거중립 의무 위반 결정에 또다시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최근 상황을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전북 김제시의 한 파프리카 재배 농장에서 열린 ‘농업인 단체장 및 농업 CEO 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의 선거전략은 참여정부와 노무현을 흔드는 것 아니냐. (그러나)나는 방어를 할 수 없다”며 선관위 결정으로 한나라당의 정치공세에 맞설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특히 경부운하 보고서를 ‘청와대 공작’이라 비판한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겨냥해 “합법적인 명령 외에는 내가 하나도 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 공작, 공작 하고 퍼붓는데, 나는 거기에 대해 어떻게 얘기할 수가 없다. 오늘 또 얘기하면 선관위에 당장 고발해 버릴 것이다”라며 “그렇게 공작이라고 공격하는 사람은 지극히 부도덕한 사람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참석자들에 “여기서 좀 줄줄줄 나가고, ‘그런 사람은 대통령 될 자격이 없어요’ 이런 식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반격할 수 있는 것이다”라며, “(그러나 그렇게 하면) 당장 난장판이 난다. 오늘 요 말도 딱 따면 고발감이 된다. 얼마나 코미디냐”고 최근 상황을 비꼬았다.
노 대통령은 또 “보통 (연임제인)다른 나라 헌법이라면 내가 당연히 다음 선거에 출마하니까 (반박하는)말을 하게 되어 있는데, (우리는) 대통령이라고 ‘너 입 닫아’ 이런 이상한 후진적인 제도를 가지고 후진적인 해석을 하고 있다”며 선거법 9조와 선관위 해석의 후진성을 비판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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