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전·현직 참모들과 만찬서 “열린우리당 없어져 가슴 아파”
노무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이 해체되면서 자신이 추구해온 정치적 목표가 무너졌고, 퇴임 뒤 현실 정치에서 자신의 역할도 없어졌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27일 저녁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참여정부의 비서관급 이상 전·현직 참모들과의 만찬에서 “열린우리당은 단순히 ‘노무현 정당’이 아니라 지역당에서 정책정당·전국정당으로 가는 도덕적 가치였고, 내 모든 정치적 자산을 갖다 바친 정치적 가치였다. 이러한 전략적 비전, 근거, 가치가 없어져 정말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제 한국 정치에 대한 암담함과 좌절을 안고 (고향으로)돌아가게 됐고, (정책정당·전국정당의) 전략적 기지가 없어졌다”며 “열린우리당이 있었더라면 앞으로 도울 일이라도 있고, 의지할 수도 있었겠지만 고향으로 돌아가서 할 일이 없어져 버렸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나는 앞으로 자유인을 향한 발걸음을 내디딜 것이고, 정치적 역할은 없다”면서 “여러분에게 정치적으로 뭘 하라고 하지 않을 테니 편안하게 만나고 친목도 도모하자”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전직 청와대 비서관들의 모임인 ‘청우회’가 정치적 비전을 추구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임기를 끝마치면서 함께 일했던 참모들을 위로하며 지난 5년의 심경을 편안하게 얘기하는 자리였다”며 “‘앞으로 정치적 역할을 않겠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은 ‘적극적 의미에서 현실 정치에 영향을 주는 일은 않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문희상·이병완 전 비서실장, 유인태 전 정무수석 등 전직 비서관급 인사와 현직 청와대 비서관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