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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조 행정관 개입’ 부인 하룻만에 “경위 파악” 곤혹

등록 2013-12-03 21:24수정 2013-12-04 20:17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과의 확대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과의 확대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채동욱 관련 정보유출 개입 파장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소속 조아무개 행정관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이란 의혹을 사고 있는 채아무개군의 정보를 불법 수집하는 데 개입했다는 <한겨레> 보도와 관련해, 청와대는 3일 “민정수석실에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며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전날 ‘사실이 아니다’라는 조 행정관의 해명을 내세우며 의혹을 부인하던 태도를 바꾼 것이다.

태도 변화 왜?
서초구 국장 진술 구체적이라
계속 버티기 힘들다 판단한듯

9월에 ‘특별감찰’해놓고…
조 행정관 관여 파악하고도
민정수석실서 은폐했을수도
몰랐다면 ‘무능’ 비판받아야

야권 “말맞추기용 시간벌기
조사 제대로 하겠나” 의심

청와대의 태도 변화는 조 행정관으로부터 채군의 개인정보 확인을 요청받은 조이제 서초구청 행정지원국장의 진술이 매우 구체적이어서, 마냥 ‘모르쇠’로 버틸 수는 없다고 판단한 조처로 보인다.

하지만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이미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 문제가 불거진 직후 이 사건 전반에 대한 ‘특별 감찰’을 진행한 바 있어, 청와대가 조 행정관 관여 사실을 파악하고도 숨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청와대의 주장처럼 ‘채 전 총장을 찍어내려는 사전 기획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특별 감찰을 통해 청와대 소속 직원이 채군 정보 수집에 개입한 사실을 파악했을 가능이 높기 때문이다. 만약 파악하지 못했다면 민정수석실의 ‘무능’ 또는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청와대가 지난 9월 ‘채 전 총장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기 전에 청와대가 관련 자료를 수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을 때 이를 강력하게 부인한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당시 “보도 이후 민정수석실이 규정에 따라 특별 감찰을 했을 뿐, 보도 이전에는 어떤 확인 작업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조 행정관이 채군의 정보 확인을 요청한 시점이 6월 초인 만큼 청와대가 당시 이런 사실을 알고도 ‘은폐’를 했거나 몰랐다면 결과적으로 국민들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심각한’ 사안인 셈이다.

청와대가 조 행정관의 구체적인 혐의 사실이 드러난 뒤에도 마치 소속 직원의 단순 비위 행위를 대하듯 ‘경위를 파악하겠다’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 자체가 사태의 본질을 외면하거나 호도하는 태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야권에서는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로 청와대의 사전 개입 정황이 드러나자, 청와대가 뒤늦게 경위 파악을 강조한 것은 “해당 행정관과 말 맞추기를 위한 시간벌기용 대응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야당에서 ‘채동욱 찍어내기’의 몸통으로 지목해 검찰 수사를 촉구한 곽상도 전 민정수석과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이재만 총무비서관을 조사하는 등 이른바 조 행정관의 ‘윗선’을 밝히는 수준까지 나가지 않은 채 적당히 봉합할 것이라고 의심하는 것이다.

청와대는 내부적으로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정권 차원에서 민정수석실이 사전 기획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민정수석실에서 사전 기획을 했다면 업무와 상관도 없는 총무비서관실 행정관을 통했겠느냐. 다른 라인을 통해 조 행정관이 개별적으로 움직인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 행정관이 서울시 출신에 이명박 정부 때부터 청와대에 근무했다는 점을 들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의 사적 라인을 통해 움직였을 가능성도 있다는 항변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리가 조 행정관을 감싸고돌 이유가 없다.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고 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청와대의 ‘채동욱 찍어내기’ 의혹 진상 밝혀야 [한겨레캐스트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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