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씨가 지난해 7월 19일 경기 과천시 주암동 서울경마공원에서 딸의 마장마술 경기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과천/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국정 개입 문건 파문’ 정윤회씨 인터뷰
미행설 보도 뒤 박 회장 만났지만
미행자 자술서 달랬더니 연락 끊겨
조응천 비서관도 안 만나줘 고소
이재만 비서관과는 그때 통화
검찰 수사에 당연히 응할 것
미행설 보도 뒤 박 회장 만났지만
미행자 자술서 달랬더니 연락 끊겨
조응천 비서관도 안 만나줘 고소
이재만 비서관과는 그때 통화
검찰 수사에 당연히 응할 것
<한겨레>는 국정개입 의혹이 외부로 유출된 청와대 동향보고 문건으로 제기된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출신 정윤회씨와 2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문화관광부 인사 개입 의혹을 비롯한 최근의 상황에 대해 들었다. 정씨가 밝힌 내용을 정리해 싣는다.
-작년 경마공원에서 뵌 적이 있다.
“네… 네…”
-이재만 비서관과 최근에 만난 적이 없다고 했는데, 통화하셨단 말이 나온다.
“이번에 (문건공개) 사건 터지고, 제가 (안봉근 비서관과) 통화하고, 이재만 비서관하고는 <시사저널> 사건(박지만 미행설 보도) 났을 때 조응천 비서관 좀 만나게 해달라고 통화한 적이 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셨나.
“이번엔 제가 더이상 못참겠다고 했다. 나도 이제 기자 접촉도 하고, 사실을 밝혀야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 친구(이른바 3인방)들도 나름대로 좀 하라고 했다. 그때(<시사저널> 보도 당시)는 제가 참고 혼자하다가 결국 법에 고발하지 않았나. 이번에는 바로 법에 호소하는 건 당연하지만, 이렇게까지 조작이 된다면 저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세계일보 보도는 법적 대응 추진중이신가.
“추진 중이다.”
-올 9월에 승마협회 감사 맡았던 문화체육부 국장, 과장이 청와대 지시로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는 말이 있었다. 정윤회씨가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나 다른 비서관을 통해 그걸 요청했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그건 확인해 보시면 되겠지. 저는 전혀 그런 일이 없다.”.
-따님과 관련된 일이다 보니, 부인께서 하셨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건 모르겠다.“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과 관련해 지난 8월에 검찰조사를 받으실 때, 당일 행적에 대한 질문에 ‘집에 있었다’고 했다가 나중에 번복한 것으로 나온다.
“저는 당시 제 문제(<시사저널> 고발)로 검찰에 갔지, 그거(세월호 관련) 때문에 간 게 아니다. 세월호 관련은 참고인으로 간건데, 우리 변호사가 통화 기록만 가져와 달라고 해서 그것만 가지고 들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당일 행적을) 물어보니, 그렇게 답한 거다. 당시 저는 집에만 있기만 하고 움직이지 않았을 때다.”
-언론 보도엔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고 나오는데.
“점심을 어디서 먹은 건 서너달 지나고 기억하기 쉽지 않잖나? 그분(세월호 사고 당일 점심을 같이 한 역술가)하고는 그냥 점심 식사하고 오는 사이다. 거짓말하는 게 아니다. 제 손으로 통화기록 제출했지 않나.”
-정호성과는 연락을 않으시는 것 같다.
“뭐, 연락할 일이 없다. 제가 이재만 비서관하고 통화를 좀 해야했는데, 왜냐하면 이재만 비서관이 총책임자였기 때문이다. 제 문제(박지만 미행 보도) 터지고 나서, 난 그런 사실이 없는데, 왜 그런걸 민정에서 (사찰)했느냐 하고, (조응천 비서관) 좀 만나게 해달라고 한번 딱 전화 한 거다.”
-(3인방) 보좌진을 직접 선발한 것으로 보도가 나오는데.
“전부 다 거짓말이다. 저는 학계(자문교수단)에서 추천을 받아가지고 그 당시에 박근혜 의원님께서 결정하셨다.”
-추천 당시 직함이 뭐였나?
“직함은 없었다.”
-(박지만 미행설 보도 이후) 박지만 회장을 만나신 적이 있다고.
“만났다. 그러나 (오토바이로 본인을 미행했다는 이의 자술서를 달라고 했더니 그) 다음엔 연락이 없었다. 그래서 제가 문자를 넣었다. ‘이제는 제가 어쩔 수 없어서, 조응천 비서관도 만나보려 했는데 만나주지도 않고, 그래서 이젠 저도 한계에 부닥쳐서 법적으로 하겠습니다’, 그렇게 문자 한번 넣었다.”
-그 뒤로 최근 고소취하 요청이 온 것인가?
“한달 전에 박지만 회장쪽에서 고소 좀 취하했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왔다. 그러나 저는 (취하)못한다고 그랬다. (법적 대응) 계속 할거다.”
-이재만, 안봉근 비서관과 통화할 때 (동향보고 문건에 나온) 그런 모임이 혹시 있는지 대해서는 물어보셨나.
“저도 ‘혹시 내가 모르고 있는 그런 모임이 있느냐’고 물어 봤다. ‘십상시인가 뭔가 그런 게 있느냐’ 그랬더니, 그런 건 전혀 없다고 하더라. 그러면 ‘내가 법적 대응을 하고 나름대로 언론 접촉도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너희들도 이제 그렇게 해라’고 했다.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이건 조작 아니냐, 그것도 민정에서 일이 터진 것 아니냐. 그런 걸 강하게 이야기했다.”
-이후 직접 검찰 수사계획에도 응하실 계획인가?
“당연히 응할 것이다.”
-어느쪽이 당신의 국정 개입 의혹을 제일 강하게 제기하는 것으로 보나.
“저도 그게 궁금하다. (웃음) 제가 잘못이 있으면 저를 기소하면 그만이다. 저를 고발하고. 간단한 문제다. 그러니까 이번에 확실하게 조사를 하라는 거다. 계속 그런 이야기가 나오면 저는 계속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변호사 통해 고발하고 법정에 서야 하는데, 그게 가능하다고 보나? 남은 3년을?”
-부인은 이름을 왜 바꾸셨나?
“그거는 저는 모르겠다. 그 부분에 대해선, 저도 얼마 전에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다. 그런 대화는 안한지 오래 됐다”
-두 분이 이혼하면서 ‘결혼 당시 생활에 대해 함구한다’는 조건도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말 나왔으니까 이야기하겠다. 이혼 조정위원하는 사람한테 확인해 보라. 그건 이혼 조정 결과에 백이면 백, 다 들어가는 조건이다. 나도 변호사에게도 물어봤다. 그랬더니 기본적으로 다 들어가는 문구라고 하더라.”
김외현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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