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문체부 인사 개입’ 확인 요구에 청와대 “확인 쉽지않아”…장관에 공 넘겨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파문
김종덕 장관 “사실 아닌 루머일뿐”

박근혜 대통령이 정윤회씨 부부와 관련된 문화체육관광부 인사를 직접 챙겼다는 <한겨레> 보도(<한겨레> 12월3·4일치 1면)와 관련해 청와대가 연이틀 사실 확인이나 해명 등을 내놓지 않았다. 특히 박 대통령이 수첩을 꺼내 해당 문체부 간부들을 지목하며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라고 사실상 인사 조처를 요구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쉽지 않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4일 브리핑에서 “<한겨레> 보도 관련해선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성격의 내용이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며 “만약 인사 문제와 관련한 거라면 김종덕 문체부 장관이 어제 국회에서 ‘인사는 담당 부처 장관의 고유 권한이며 책임 갖고 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들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담당 장관 책임하에 했던 걸로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언론 보도가 나왔는데도 대통령에게 직접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느냐’를 물어보기 힘드니, 현재 장관의 말로 갈음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문제의 인사는 현 장관 취임 이전에 일어난 일로, 현 김 장관이 제대로 알기 힘든 사안이다.

청와대가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힌 사안인데도,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한겨레> 보도와 관련해 “청와대가 인사에 개입됐다는 것은 루머일 뿐”이라고 단정했다. 김 장관은 이날 서울 광화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의) 개입설은 근거가 없다. 부서 내부와 산하기관장 인사는 장관 고유 권한이고, 장관이 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전임 장관께서 판단이 있으셔서 그랬을 것”이라고 추측하면서도 “맡겨보니 능력이 부족한 것 같더라, 그래서 바뀌었을 수가 있는 것”이라며 좌천 인사를 당한 부속 부서 간부들의 ‘능력 부족’을 거론했다. 김 장관은 이어 “제가 (장관 되기 전) 한 연구에도 미디어가 많아지면 다양한 의견이 많아질 것 같지만, 사실은 당파적 의견이 많아진다는 결과가 있다. 미디어들도 살아남아야 하니까 그래서 의혹을 증폭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사실 별문제가 아니라고 봤는데 (정윤회씨를 다룬) 청와대 문건과 맞물리면서 이 사안의 폭발성이 커진 것으로 본다”고 말해 <한겨레> 보도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듯한 주장을 폈다.

석진환 노형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