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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해명과 달리…박 대통령, 승마협회 ‘콕 집어’ 조사 지시

등록 2014-12-07 20:18수정 2014-12-08 10:27

‘문체부 인사 관여’ 의혹 키운 해명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도부 및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도부 및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체육계 비리 척결안’ 보고 한달전
“청와대 수석실서 박아무개가 협회의
문제점 잘 안다고 해서 만나”
좌천된 전 문체부 국장 밝혀
박아무개씨는 정씨 쪽 인물

정윤회씨 부부와 관련된 문화체육관광부 인사를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챙겼다는 <한겨레> 보도에 대한 청와대의 해명이 당시 상황이나 통상의 절차와는 동떨어진 내용이라 오히려 의혹만 키우고 있다. 특히 청와대가 왜 정씨 부부가 관여하고 있는 ‘승마협회’를 콕 집어 지목해 문체부에 조사를 지시했는지 등 핵심 의문점에 대해선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5일 박 대통령이 문체부 국·과장에 대한 좌천성 경질을 지시한 이유에 대해 “체육단체 운영비리 개선 방안이 부실했고 체육계 비리 척결에 진척이 없었다. (그 이유가 척결방안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담당 공무원의 안이한 대처 때문이라는 민정수석실의 보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한겨레> 취재 결과, 청와대는 문체부가 체육계 비리 척결 방안을 지난해 7월 대통령에게 보고하기 한달전인 6월께 별도로 승마협회에 대한 조사를 지시한 사실이 파악됐다. 좌천성 인사를 당한 당사자인 노아무개 전 문화부 체육국장은 지난달 말 <한겨레>와 만나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에서 담당 체육정책과장한테 직접 연락이 왔다. 과장이 ‘(청와대에서 승마협회 관련) 이런 거 알아보라고 합니다’라고 해서, 알아보고 보고서를 쓰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수석실에서 ‘(승마협회 전 감사인) 박아무개씨가 협회 문제점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과장이 박씨를 만나보니 신뢰가 안 가서 한 쪽만 아니고 여러 사람을 만나서 알아봤다”며 “보고서를 장차관에게 보여드리고, 팩스를 (청와대에) 보내주고 일상적으로 일을 처리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노 전 국장이 언급한 박씨는 정윤회씨 부부와 승마장에 자주 함께 나타나는 등 정씨 부부 쪽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도 이와 관련해 ‘청와대에서 승마협회에 문제가 많으니 조사를 해보라’는 지시가 내려온 사실을 인정했다.

박 대통령 비리근절안 보고받고
한달 안돼 “진척없다” 좌천지시 의아
청 “부실” 개선안, 당시엔 김종 ‘호평’

대통령이 일개 부처 국·과장을 수첩에 적어 좌천 인사를 요청한 자체가 이례적이지만, 이와 함께 청와대는 왜 정윤회씨 부부가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승마협회를 ‘꼭 찍어’ 조사를 지시했는지, 박 대통령이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라며 담당 국·과장을 지칭한 구체적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등에 대해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는 셈이다. 노 전 국장은 승마협회 조사나 감사와 관련해 이례적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지방체육회에 대한 직접적인 감독은 시도지사다. 근데 야구·농구면 몰라도 시도지사도 바빠서 승마협회 정도는 신경을 못 쓴다”고 덧붙였다. 더구나 박 대통령이 비리 근절방안을 보고받은 뒤 한 달도 안돼 수사권도 없는 공무원들에게 ‘비리 척결에 진척이 없다’며 좌천을 지시했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또 청와대가 이제 와 ‘부실했다’고 지목한 문체부의 개선 방안은 지난해 7월23일 보고 당시에는 아무런 지적을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해당 국·과장이 이를 한 달여 동안 구체화한 문체부의 ‘스포츠비전 2018’ 구상은 그해 8월22일 문체부 종합계획으로 정식 발표됐다. ‘스포츠비전 2018’ 구상에 대해 스포츠계는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청와대와 김종덕 문체부 장관이 최근 보도를 반박하며 이 구상을 수립한 국·과장이 “무능하고”, “소극적이고 안이한 대처를 했다”고 비난한 것이 무색하게, 당시 한양대 예술·체육대학장을 맡고 있던 김종 현 문체부 2차관은 언론 기고문에 “생활스포츠, 엘리트스포츠, 스포츠산업의 통합적인 발전을 목표로 의미 있는 청사진을 담고 있다”며 “기대감이 매우 높다”고 환영했다.

하어영 석진환 김외현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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