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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TK가 발설하고 동국대 인맥이 문건 작성했나

등록 2014-12-09 19:48수정 2014-12-10 10:49

‘문건 출처’ 의혹 안봉근 비서관
박 전청장-박관천-김춘식 행정관
같은 대학 선후배 사이
안 비서관-박 전청장-박관천
대구·경북 출신으로 친분
주요 등장인물 학연·지연 얽혀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동향 보고’ 문건이 어떤 과정을 통해 작성됐는지 여부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면서, 이번 사건의 주요 등장인물들끼리 얽혀 있는 학연과 지연 등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과거 정부에서도 숨은 권력의 은밀한 국정개입이나, 권력 내부의 물밑 암투 등이 통상 학연과 지연 등 사적인 인맥으로 얽혀 벌어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국정개입 문건에 등장하는 이른바 측근 ‘3인방’ 또는 ‘십상시’ 중 주요 인물들도 이같은 인맥의 일부로 등장하고 있다.

■ 학연·지연으로 얽힌 인맥들 지난 8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48·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 경정과 문건 내용을 제보한 것으로 알려진 박아무개(61)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을 불러 대질신문을 했다. 또 박 전 청장에게 이른바 ‘십상시 모임’ 내용을 알려준 인물로 박 경정이 지목한 김춘식(43) 대통령국정기획비서관실 행정관도 다시 불러 박 전 청장 및 박 경정과 대질 조사했다. 공교롭게도 이들 세 명 모두 동국대 동문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김 행정관은 박 전 청장과 동국대 선후배 사이로 지난해 동문 지인의 소개로 만나 알게 된 사이이고, 박 경정 역시 박 전 청장과 같은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대학원 박사과정에 다녔다. 박 경정은 검찰 조사에서 “박 전 청장이 비밀회동설을 내게 알려 주면서 김 행정관으로부터 들은 것이라고 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한다. 3명의 관계를 설명해 줄 수 있는 내용인 셈이다.

박 전 청장과 박 경정은 학연 외에 같은 티케이(TK·대구경북) 출신으로, 경북 경산 출신인 박 전 청장은 경산중학교를 나온 대구 출신 박 경정과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경정이 작성한 보고서의 밑그림을 던져준 것으로 지목받은 박 전 청장이 주목되는 것은, 그가 같은 경북 경산 출신이자 ‘3인방’ 중 한 명인 안봉근(48) 청와대 제2부속 비서관과 매우 친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전 청장은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 조사 결과 그가 안 비서관과 자주 교류해온 사실이 드러나면 ‘국정개입 동향 보고’ 문건의 신빙성에 대한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

■ TK 출신 안봉근 비서관 역할 있었나? ‘정윤회씨 국정개입 동향 보고’ 문건을 처음 보도한 <세계일보>는 이날 ‘문건의 일부 내용이 안 비서관 발언에 근거해 작성됐으며, 안 비서관이 박 전 청장과 회동에서 정윤회씨와 그를 따르는 비선 모임의 동향에 대해서도 일부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동향 보고 문건 내용 출처가 김 행정관이 아닌, 안 비서관이라고 지목한 셈이다. 하지만 청와대 안팎에선 이미 실세로 널리 알려진 안 비서관이 설사 그런 사실이 있다 해도 박 전 청장에게 내밀한 이야기를 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들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많다.

다만 안 비서관을 포함한 ‘청와대 3인방’을 바라보는 여권의 시각은 엇갈린다. 다수의 의원들은 이들이 박 대통령을 오래 보좌하면서 신임을 얻은 ‘심부름꾼’일 뿐, 실제로 이들이 박 대통령의 결정에 관여하거나 먼저 나서서 무슨 일을 주도하는 건 아니라고 평가한다. 한 핵심 당직자는 “3인방은 박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사저인) 삼성동까지 가서 계속 모셔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며 “그 사람들은 박 대통령한테 보고할 때 하나라도 자기들 의견을 얹어서 보고할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친박근혜계의 한 인사는 “사람들이 스스로 박 대통령을 어려워하다 보니 누가 시키지 않아도 직접 얘기를 못하고 3인방에게 전달해달라는 경향이 있다. 그런 일이 반복되고 굳어져 마치 이들이 대단한 권력이라도 갖고 있는 것처럼 비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들이 박 대통령의 눈과 귀를 붙들고, 권한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대선 캠프에서 일했던 한 여권 인사는 “당시 중앙선대위 고위관계자가 지시해 한 실무진의 보직이 바뀌었는데, 안봉근 비서관이 크게 반발해 며칠 만에 원래 자리로 되돌아간 일이 있다. 당시 3인방이 세긴 세다는 말들이 나왔다”고 전했다. 대선 캠프의 또다른 인사도 “(공약을 담당했던) 행복추진위가 박 대통령에게 보고해 통과된 공약이 갑자기 뒤바뀌는 일이 적지 않았다. 3인방이 박 대통령에게 행추위와 전혀 다른 의견을 보고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도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개헌추진 국민연대 출범식’에서 “박 대통령은 찌라시라고 하고 소용없다고 하지만 찌라시가 헛소문 모아놓은 거면 그냥 두면 되지 수사를 왜 하느냐”면서 “ “뭐가 있으니 저 난리를 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석진환 조혜정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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