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문연합시장 등 찾아
청와대, 거부권 이후 여론에 촉각
청와대, 거부권 이후 여론에 촉각
전날 국회와 여야 정치권을 정면으로 비난하는 ‘대형 폭탄’을 던지며 정국을 올스톱 시켜놓은 박근혜 대통령이 26일엔 메르스 사태로 미국 순방을 취소한 이후 처음으로 다른 외부 공식일정을 소화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제주시 제주 벤처마루에서 열린 제주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했으며, 오후엔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선정된 제주 동문연합시장 등을 방문해 상인들을 격려했다.
이날 박 대통령의 외부 일정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전날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정치권의 대응과 여론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박 대통령이 작심하고 불신임을 선언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여권 내부의 움직임에도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임기 중반부 확실한 국정 장악력 회복을 위해 강도 높은 카드를 던진 만큼, ‘국회법 개정안 폐기’뿐 아니라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까지 성과로 확실히 챙기겠다는 분위기다. 당정청 협의도 유 원내대표가 사퇴할 때까지 지금처럼 전면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청와대는 메르스 사태 초기 대응 실패로 최저 수준까지 급락했던 박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에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내부적으로는 메르스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들어선 만큼, 전날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나 정치권 비판 발언에 대한 여론의 전반적 평가도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갤럽이 지난 23~25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해 26일 공개한 조사 결과(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3.1%p)를 보면,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비율은 33%로 집계돼, 지난주에 비해 4%포인트 올랐다. ‘잘못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 비율은 58%였다. 이번 조사는 전날 박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와 정치권 비판에 대한 여론은 반영되지 않았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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