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대통령실

박대통령 ‘불멸의 아집’ 완결판

등록 2016-09-25 22:05수정 2016-09-26 10:34

청와대, 김재수 장관 해임안 공식거부
장관해임안 헌정사상 첫 거부
야당에 사실상 ‘전면전’ 선포

임동원·김두관 장관 해임건의도 공방 있었으나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은 수용

“대통령이 정쟁 유발해 국가 위기상황 불러” 비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4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25일 공식 발표했다. 국회에서 결의된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헌정 사상 첫번째 대통령이 된 것이다. 박 대통령이 야당을 ‘발목잡기 세력’으로 규정해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한 것으로서, 스스로 ‘비상시국’이라며 안보·경제 위기를 강조해놓고 되레 정국 혼란과 국민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해임건의 수용을 거부한 이유로 △직무능력과 무관하게 해임을 건의했다는 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은 모두 해소됐다는 점 △새누리당이 이번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요청한 점을 들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2016 장차관 워크숍’에서도 “비상시국에 농림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유감스럽다”며 해임건의안을 ‘부당한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박 대통령은 또 “20대 국회에 국민들이 바라는 상생의 국회는 요원해 보인다”며 사실상 ‘협치 종식’을 선언했다.

박 대통령의 이런 강경 대응은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일 경우 ‘여소야대’ 20대 국회에서 야권에 정국 주도권을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역대 정권에서 국회를 통과한 장관 해임건의안이 대통령에 의해 거부된 경우는 없었다. 특히 1987년 개헌으로 해임건의의 강제성이 약화된 뒤에도,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임동원(2001년)·김두관(2003년) 장관은 사표를 제출했다. 당시에도 해임건의 사유를 놓고 여야 사이에 정당성 공방이 벌어졌지만,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은 이를 수용했다.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이 법적 구속력과 상관없이,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의 국정 협조를 고려해 결정한 정무적 판단이자 고도의 정치행위였던 셈이다. 2003년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한 인사는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다른 국정 전반의 사안을 위해 억울하지만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보·경제 동시 위기와 ‘비선 실세’ 의혹 등 난국에서 박 대통령이 야당과 대결구도를 형성할수록 피해는 오롯이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정희 한국외국어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기가 고조돼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는데, 대통령이 대화의 문을 걸어잠그고 있다”고 우려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정치철학)도 “박 대통령 스스로 정쟁을 유발해 내정과 외치의 동력을 탕진하고 스스로를 고립시켜 총체적인 국가위기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강경 기조 속에 새누리당도 국회 의사일정 거부에 나서면서 당장 26일 시작되는 국정감사부터 파행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최혜정 석진환 기자 idun@hani.co.kr

[언니가 보고있다 #34_‘친구 없는 사람’의 ‘동네 친구’, 최순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