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발표한 외교·안보 라인 인선 중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강경화(62·여)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를 외교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강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한국 최초의 여성 외교장관이 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직접 인사를 발표하며 강경화 외교장관 후보자에 대해 “비외무고시 출신의 외교부 첫 여성 국장이며, 한국 여성 중에 유엔 최고위직에 임명되는 등 우리나라 최초, 최고의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외교 전문가”라며 “유엔에서 활동하면서 국제외교무대에서 쌓은 전문성과 인적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이 시기 민감한 외교현안을 슬기롭게 조정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강경화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내각 구성에서 성평등이라는 관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남녀 동수내각 실현을 위해 초대 청와대·내각에서 30%를 여성으로 임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과 피우진 보훈처장을 앞서 임명했다.
한편, 조현옥 인사수석은 이날 강 후보자의 인사 검증 과정에서 “강 후보자가 미국 유학 중인 1984년 출산한 큰 딸이 현재 미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본인(강 후보자의 큰딸)이 한국 국적을 다시 취득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녀가 고교 시절 미국에서 돌아와 이화여고에 전학할 당시 1년간 친척 집에 주소를 두는 등 위장전입한 사실이 드러났다는 사실도 밝혔다. 조 수석은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강 후보자를 지명한 건, 후보자의 외교 능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현 상황에서 가장 적임자(라고) ”라고 강조했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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