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정의용 신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문정인 신임 통일외교안보특보, 홍석현 신임 통일외교안보특보. <한겨레> 자료 사진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정의용(71) 전 주제네바대사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임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 나와 외교와 안보, 국방 분야를 통합 조율해야 하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정 전 대사를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정 전 대사는 문 대통령의 후보시절 외교자문단 ‘국민아그레망’의 단장을 맡아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정책의 틀과 방향을 수립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한편, 문 대통령 취임 초기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4강 특사를 파견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71년 제5회 외무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이후 통상정책과장과 공보관, 통상국장, 주이스라엘 대사, 주제네바대사, 통상교섭조정관 등을 역임했으며, 2003년엔 국제노동기구(ILO) 이사회 의장을 지냈다. 또 2004년엔 열린우리당 소속 비례대표(10번)로 17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바 있다. 현재는 현재 아시아정당 국제회의 공동 상임위원장도 맡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의용 안보실장 임명과 함께 강경화(62·여)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를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강경화 장관 후보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측근으로, 외교관 출신은 아니지만 국회에서 통역 업무를 하다가 외교부에 뒤늦게 합류해 국제기구국장 등을 지냈으며 국제 사회에서 인지도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 후보자의 지명은 ‘여성 발탁’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지가 드러난 동시에 외교부의 ‘정통’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파격 인사’로 꼽힌다.
또 문 대통령은 문정인(66) 연세대 명예특임교수와 홍석현(68) 한국신문협회 고문을 통일외교안보 특보에 임명했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의 첫 외교안보 라인의 큰 틀이 짜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은 물론 사드 배치 등 각종 외교·안보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외교·안보라인의 인선을 두고 취임 열흘이 지나도록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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