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사드 중요한 조언 받았지만 비공개”
반 “외교도 국민 총의 참작해 풀어야”
반 “외교도 국민 총의 참작해 풀어야”
문재인 대통령이 2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한-미 정상회담과 북핵 문제 등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한-미 간 최대 현안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문제의 해법과 관련해 반 전 총장으로부터 전략적 조언을 들었다고 배석했던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반 전 총장을 청와대 본관으로 초청해 70분 남짓 이뤄진 오찬 회동에서 문 대통령은 “국내 정치는 소통으로 풀면 되지만 외교가 걱정이다. 반 전 총장의 경험과 지혜가 필요하다”고 도움을 청했다. 이에 반 전 총장은 “외교도 국민 총의를 참작해 풀면 된다. 외교는 상대방이 있으니 밸런스(균형)를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특히 이달 말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반 전 총장은 “한-미 동맹이 (모든 외교의) 초석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며 “북핵에 대한 한-미 양국의 공통분모를 잘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한-미 동맹을 견고하게 유지하는 가운데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연계하는 포괄적 해법을 찾으라는 주문이다. 반 전 총장은 “북핵 문제를 포괄적·단계적·근원적으로 풀어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철학이 미국과 같은 입장”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박수현 대변인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드와 관련해 반 전 총장의 조언이 있었지만, 전략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내용이라 문 대통령이 공개를 원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청와대 안팎에선 외교에 있어 “국민 총의”와 “밸런스”를 강조한 반 전 총장의 앞뒤 발언으로 미뤄 ‘국내 동의 절차’와 ‘한-미 간 이익균형’ 문제를 지렛대로 활용하라는 조언이 아니었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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