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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정의용 “사드, 동맹 차원 약속 바꿀 의도 없다”

등록 2017-06-09 20:52수정 2017-06-09 21:54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 밟겠지만
사드배치 합의 엎진 않겠다는 취지

“정권이 교체되었다고 해서
이전 결정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
“국익이 최우선” 기준 재확인
미·중 대상 ‘시간 벌기’ 나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계획) 배치 논란과 관련한 브리핑 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계획) 배치 논란과 관련한 브리핑 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9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국내 배치 문제와 관련한 한-미 양국의 기존 합의를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한 최근의 조처들은 ‘배치의 정당성 확보’를 위해 국내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차원일 뿐, 한-미 간 사드 배치 합의 자체를 되돌릴 생각은 없다는 뜻이다.

정 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연 기자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정부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엄중한 인식하에 사드 배치 문제는 몇 가지 원칙을 가지고 다루어 나가고자 한다”며 “무엇보다 정부는 한-미 동맹 차원에서 약속한 내용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절차적 문제점을 안고 있는 합의지만, 동맹국 간에 이뤄진 약속인 만큼 전임 정권 시절의 사드 배치 합의를 지키겠다는 것이다. 사드 배치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 양국의 자위적 대응책이란 점도 명확히 했다. 정 실장은 “사드는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으로부터 한국과 주한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결정한 것으로서, 정권이 교체되었다고 해서 이 결정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불거진 ‘쪼개기 부지 공여’를 통한 환경영향평가 회피 의혹에 대해서는 엄밀한 진상조사와 함께 후속 절차를 규정대로 밟아나가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정 실장은 “(사드 배치의 실무 절차는) 미국과 계속 긴밀히 협의할 것이지만, 민주적·절차적 정당성 및 투명성을 분명히 하는 가운데 국내적으로 필요한 절차를 밟아나가고자 한다”며 “특히 환경영향평가는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내 배치 완료’라는 애초의 합의가 있었지만, 배치 시기에 얽매이지 않고 환경영향평가를 법이 정한 기간과 절차를 축소·생략하는 일 없이 엄격히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정 실장은 또 “(사드 문제는) 무엇보다 우리의 국익과 안보적 필요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나갈 것”이라며 문제 해결에 있어 ‘국익이 우선’이라는 원칙도 재확인했다. 동맹과 안보를 위해 사드 배치에 합의했지만, 그것이 경제에 심각한 역효과를 부르거나 사드 배치를 필요로 했던 안보 위협이 완화되면 합의 자체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사드에 대한 중국의 대응 강도나 북핵·미사일 문제의 진척 상황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정 실장의 이날 브리핑은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참모 그룹인 ‘국민 아그레망’ 관계자들이 대선 전부터 밝혀온 사드 문제 대처 원칙과 일치한다. 문 대통령 쪽은 대선 전부터 ‘한-미 동맹 존중’, ‘절차적 정당성 확보’, ‘국익 우선’을 사드 문제 해결의 ‘3대 원칙’으로 천명해왔다. 정 실장의 이번 발언 역시 ‘배치’나 ‘철회’에 대한 언급 없이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며, 사드 문제의 이해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의 태도 변화를 기다려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취약한 미국이나, 올가을 제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집권 2기’ 준비에 매진하는 중국 모두 올해 말을 전후해 국내 상황에 변화가 올 수 있는 만큼, 기존의 판을 흔들지 않으면서 국내 절차를 구실로 ‘시간 벌기’에 나섰다는 얘기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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