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제가 대통령이 된 후에 보고받은 바에 의하면 원래 한국과 미국 사이에 사드 배치 합의를 할 때 금년 하반기까지 사드 발사대 1기를 야전배치하고 나머지 5개는 내년에 배치하기로 스케줄이 합의됐다고 한다”며 “그러나 어떤 연유에서인지 알 수 없지만 탄핵 국면에 들어서고 난 이후 이런(사드 배치) 절차들이 서둘러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미 두 나라가 합의한 사드 배치 일정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이 한국 기업들을 상대로 보복 제재를 가하고 있는 데 대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그에 대한 시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음달 초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회담하기를 희망하며 “(경제제재) 문제는 서로 피할 수 없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의 추가 도발을 멈추게 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고 믿지만 아직 체감할 수 있을 만한 결과는 없다”며 “중국은 북한의 유일한 동맹이고 또한 북한에 가장 많은 경제적 원조를 제공하는 국가다. 중국의 협력이 없다면 제재가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을 향해서도 일본은 북핵 위기 해결 노력에 있어 중요한 파트너이지만, 일본이 전시 과거사를 완전히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있고, 또 일본의 군비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또 “일본은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한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인터뷰는 오는 29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시비에스>(CBS) 방송, <워싱턴 포스트>에 이어 세번째로 한 외신 인터뷰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