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 지휘관 및 장병 초청 차담회’에서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명예 해군 소령·맨 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왼쪽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판문점을 통해 탈북하다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를 구해낸 공동경비구역(JSA) 장병들과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인 이국종 교수를 1일 오후 청와대로 초청해 감사를 표했다. 차담회에는 당시 공동경비구역 경비대대 한국군 대대장 권영환 중령과 송승현 상사, 노영수 중사, 군의관 황도연 대위 그리고 공동경비구역 미군 대대장 매슈 파머 중령, 군의관 슈미트 소령, 이 교수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장병들에게 “긴박한 상황 속에서 지침대로 신속한 판단으로 대응을 잘해주셨다”며 “이번에 우리 국민은 군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고 한-미 양국의 굳건한 공조에 대해서도 신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저도 예전에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때 미루나무 제거 작전에 참여한 적이 있어서 그쪽 지역이 얼마나 예민하고 위험한 지역인지 잘 알고 있다”며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관리를 잘해줘서 더 큰 위기 상황으로 발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 한국의 군의관이 아주 신속하게 응급조치를 하고 빠르게 북한 병사를 후송해서 목숨을 구하게 됐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포복 자세로 북한 병사를 끌어낸 송 상사와 노 중사에게 “언제 어디서 총알이 날아올지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두렵지 않았느냐”고 물었고, 송 상사는 “두렵지 않았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주어져도 거침없이 잘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 교수에게는 “중상을 당한 북한군의 목숨을 구하는 기적 같은 일을 해냈다. 우리 외상센터가 인력이나 장비 면에서 열악한데도 실력만큼은 세계 최고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이 교수는 “대통령 각하”라는 표현을 써가며 “이번 기회를 통해서 민관군 협력방어가 교과서가 아닌 실제로 구현될 수 있다는 것을 국민들께 말씀드릴 수 있게 되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석해균 선장을 구해낸 뒤 2015년 명예 해군 장교가 된 이 교수는 문 대통령과 악수할 때는 “소령 이, 국, 종”이라고 관등성명을 복창하기도 했다.
한편, 여야는 이 교수의 활약을 계기로 여론 관심이 높아진 권역외상센터 관련 예산을 정부안(543억3천만원)보다 약 212억원을 증액하기로 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예결위 소소위에서 야당 간사들과 상당 금액을 지원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김보협 김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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