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남북회담 역할 더 커져 한미훈련. 비핵화 상황 봐가며…”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강원도 원주시 건강보험공단에서 열린 '2018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18.08.29 /원주=청와대사진기자단 세계일보 이제원기자
청와대는 29일 한-미 연합훈련 재개를 시사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발언에 대해 “(한-미 훈련 재개는) 북한의 비핵화 진전 상황을 봐가면서 한-미 간에 협의하고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로선 한-미 간 이 문제(훈련 재개)를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논의 요청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그것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미 양국의 사전 조율이 없는 상태에서 매티스 장관이 일방적으로 훈련 재개를 언급했다는 얘기다.
남북은 지난 4·27 판문점선언에서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한다”고 합의했고, 이어 한-미 양국은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 연례 군사훈련을 올해 중단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동안 연합훈련 중단이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 맞물린 상응 조처로 인식됐던 만큼, 청와대 안에선 매티스 장관의 돌발 발언에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김 대변인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와 매티스 국방장관의 발언 등을 놓고 “현재의 상황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고 관련 국가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면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북-미 간에 형성된 난기류가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남북정상회담(추진)은 흔들림이 없다. 북-미 사이에 교착된 상황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난관을 극복하는 데 남북정상회담의 역할이 더 커졌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매티스 장관의 발언을 미국의 입장 변화로 보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북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는 등 성의를 보이는 것은 틀림없는데,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들고나오는 것은 안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미 국무부·국방부도 (매티스 장관 발언의) 의미를 축소하는 걸로 볼 때, 매티스 장관의 즉흥적인 발언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략 변화로 보긴 어렵다”고 짚었다.
김보협 성연철 기자
bh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