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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체육계 성폭력, 개연성 있는 범위까지 조사·처벌해야”

등록 2019-01-14 15:31수정 2019-01-14 21:41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
“2차피해 방지·피해 증언 분위기 만들어야
성적위주·엘리트 체육 관행도 전면 재검토”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올해 첫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올해 첫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심석희(쇼트트랙)·신유용(유도) 등 전·현직 선수의 성폭력 증언으로 터져 나온 체육계의 고질적인 문제에 관해 “이번에야말로 근본적인 개선과 우리 사회의 질적인 성장을 위해서, 드러난 일뿐 아니라 개연성이 있는 범위까지 철저한 조사와 수사 그리고 엄중한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 머리발언에서 “최근 연이은 체육계 폭력과 성폭력 증언은 스포츠 강국 대한민국의 화려한 모습 속에 감춰져 왔던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이다. 외형의 성장을 따르지 못한 우리 내면의 후진성이기도 하다”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때때로 단편적으로 (폭력·성폭력 문제가) 드러났는데도 근본적인 개선을 하지 못한 채 이어진 것”이라며 피해자들의 2차 피해를 철저히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그러한 보장 하에 모든 피해자가 자신을 위해서나 후배들을 위해, 나아가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피해를 용기 있게 털어놓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성적 지상주의와 엘리트 체육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체육은 자아실현과 자기 성장의 길이어야 하고 또 즐거운 일이어야 한다”며 “성적 향상을 위해 또는 국제대회의 메달을 이유로 어떠한 억압과 폭력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운동부가 되면 초등학교부터 국가대표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합숙소에서 보내야 하는 훈련체계에도 개선의 여지가 없는지 살펴주기 바란다”며 “체육계도 과거 자신들이 선수 시절 받았던 도제식의 억압적 훈련방식을 대물림하거나 완전히 탈퇴하지 못한 측면이 없는지 되돌아보고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쇄신책을 스스로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2기 청와대 첫 수보회의”라며 “청와대 1기가 혁신적 포용국가로 전환의 기틀을 놓는 혁신기였다면 2기는 혁신의 성과를 내고 제도화하는 도약기라고 할 수 있다. 1기의 경험을 되돌아보고 부족하거나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보완하면서 더 유능한 청와대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유능의 척도 속에는 소통 능력도 포함된다”며 기업·노동·시민사회와 정부부처, 국회 여야 등과의 전방위적인 소통 강화를 주문했다. 또 “우리 정부 청와대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출범 때 우리가 가졌던 초심, 촛불 민심을 받들기 위해 청와대가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엄중한 사명감과 책임감, 긴장감과 도덕성을 끝까지 지켜내는 것”이라며 “2기 청와대는 초심을 되새기고 다시 다짐하는 것부터 시작해주길 특별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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